MBC 정상화위원회 조사에 불응해 온 김세의 MBC 기자가 1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생활이 어려운 수준의 월급을 받아왔다는 김 기자 주장이 기사화되는 가운데 MBC는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세의 기자는 지난 1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으로 사직서 제출 소식을 알리며 “지난해 12월7일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나를 비롯해 80여명 직원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취재업무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4월18일부터 대기발령 상태로 한 달에 100만 원 수준의 월급만 받아왔다. 이미 회사원으로서의 생활력은 사라진 상태”라며 “100만 원 수준의 월급으로만 살아가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 많은 언론이 ‘대기발령 이후 월급 100만 원’을 앞세워 김 기자의 사직서 제출 소식을 전했다.

MBC 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에 “대기발령 중 급여 100만 원은 사실이 아니다. 대기발령 기간 동안에는 기본급을 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기자는 대기발령 도중에 휴직을 신청했다”며 “본인이 청원한 휴직은 급여를 주지 않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김 기자 사직서 수리 여부는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월18일 MBC 정상화위원회 조사 불응을 이유로 대기발령 처분 받은 김 기자는 지난 5월부터 가족돌봄휴직 상태다. 가족돌봄휴직은 가족이 질병·사고·노령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 사용하고 별도규정을 두지 않는 한 무급이 원칙이다.

▲ 왼쪽부터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 승려 출신 정한영씨, 김세의 MBC 기자. 사진=정한영씨 페이스북
▲ 왼쪽부터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 승려 출신 정한영씨, 김세의 MBC 기자. 사진=정한영씨 페이스북

김 기자는 향후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모 연구소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앞서 본인 블로그에 “그동안 우파는 반공, 친미, 성장으로 유지해 왔다. 이제 그게 다 무너졌다. 가치와 이념을 새로 세워야 한다”며 “지금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애국자 김모씨와 함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기자는 해당 연구소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 기자는 극우 성향, 문제적 발언 등으로 수차례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2월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친박 집회에서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쓰인 팻말을 든 인사와 사진을 찍어 비판 받았고, 올해 초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헬멧과 야구선수 이대호씨 글러브에 새겨진 세월호 추모 리본을 두고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해 구설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지난 4월 MBC 감사국의 ‘블랙리스트’ 관련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 “적폐 경영진이 노조 파괴를 위해 3노조를 지원하고 3노조 간부들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