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오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논설위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김 전 위원이 그간 써 온 글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논설위원의 입당식은 15일 오전 9시 비대위회의장에서 진행되고 김 전 논설위원은 입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은 1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KBS 라디오에서 언급한 인사는 김 전 위원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번 주에 또 당 외부에서도 입당을 해서 출마하겠다는 인사들도 있다”며 “보수가치를 여태 실현해왔던 분이기 때문에 지명도에서도 상당히 알려진 분”이라고 말했다. 

▲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사진=이치열 기자
▲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사진=이치열 기자
정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김 전 위원은 중앙일보 논설위원 시절부터 보수 성향의 글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에는 종합편성채널 시사토크쇼에 보수논객으로 출연했다. 실제 김 전 위원의 글이나 발언을 보면 친박근혜, 친정부, 친새누리당 색채가 강하다. 

김 전 위원은 지난해 10월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로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해 “폭력시위에 가담했던 시위자 한 사람이 물대포에 맞아 사망했다고 경찰관을 국회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게 야당이 할 일인가”라며 야당을 비판하며 여당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의) 아픈 곳은 묻지 않고 대통령더러 소통을 안 한다고 한다”며 “주어진 소통의 기회를 발로 차 버리고 소통 안 한다고 한다”며 ‘불통’의 책임을 기자들에게 물었다. 이어 김 전 위원은 “왜 불통 대통령이 60%의 지지를 받겠냐”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은 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TV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한 점에 대해서는 “기소되지 않은 여직원에 대해 대통령이 무슨 사과를 하란 말이냐”면서 “야당과 시민단체가 국정원 사건 등이 침묵하는 국민 다수의 합리적 판단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 2010년 10월25일자 중앙일보 34면 칼럼
▲ 2010년 10월25일자 중앙일보 34면 칼럼
김 전 위원의 친정부, 친여당 성향은 박근혜 정부 이전에도 드러난다. 그는 2010년 10월4일 ‘새로 드러난 10.26 비밀’ 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발기불능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었고 이런 심리상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쏘는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10.26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무리한 국정운영,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갈등 등 내부의 권력다툼, 민주화를 요구하는 여론과 미국의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벌어진 일이다. 김 전 위원이 이런 맥락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기부전을 10.26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역사왜곡이다. 

김 전 위원은 2013년에는 시민단체가 발표한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위원은 2009년 2월2일자 칼럼에서 “MB는 기본적으로 물의 남자다. MB는 죽어있는 청계천을 되살려 대통령이 됐고 (중략) 대운하가 죽는가 싶더니 경제위기를 맞아 4대강이 살아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처럼 친여당, 친정부 성향의 보도를 한 다음 정치권에 진출하는 행보는 지금까지 써온 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는 언론의 본분은 권력감시와 견제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언론인 신분을 권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사용했다는 지적 역시 가능하다. 

김 전 위원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4년 코리아타임스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뒤 1986년 중앙일보로 옮겨 정치부, 국제부 차장과 워싱턴특파원을 거친 뒤 정치 담당 논설위원을 지냈다. 정년퇴임 후 중앙일보와 1년 계약을 합의했으나 지난해 말 계약 연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앙일보를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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