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2일 취재기자 지인을 시민 인터뷰로 내세운 데 대해 사과 방송을 했다. 박성호 앵커는 이날 뉴스에서 인터뷰 조작 논란에 대한 경위를 밝힌 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MBC 공식 입장을 전했다.

박성호 앵커는 “뉴스데스크는 어제(1일) 개헌에 대한 시민들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에서 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 등 시민 6명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며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은 담당 기자와 작년에 본사 뉴미디어 뉴스팀에서 함께 일했던 인턴 기자였고, 회사원은 담당 기자의 친구였던 것으로 MBC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일 신년 화두를 다룬 리포트(“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를 보도했다. 개헌에 관한 시민 의견을 물은 이 리포트에는 시민 6명의 인터뷰가 담겼는데, 이 가운데 MBC 뉴미디어국 인턴 출신 주아무개씨와 리포트를 작성한 남형석 MBC 기자의 지인 남아무개씨 등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박 앵커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전자 담뱃값 인상 여파를 다룬 MBC 리포트(“전자담뱃세도 인상 금연 예산은 제자리”)도 유사한 사례였다. 이 보도에서 염규현 MBC 기자가 궐련형 전자담배 인상에 대한 생각을 물었던 인터뷰이가 실은 MBC 직원이었다는 것이다.

▲ 2일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전하는 박성호 앵커. 사진=영상 갈무리
▲ 2일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전하는 박성호 앵커. 사진=영상 갈무리
박 앵커는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 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앵커는 이어 “자체 조사 결과로는 해당 기자들이 인터뷰 도중 특정한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거나 부탁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방송학회에 경위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MBC 측은 한국방송학회 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사 홈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공지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 1일 개헌 관련 리포트 중 시민 인터뷰에 등장한 MBC 뉴미디어국 전 인턴. 사진=방송 갈무리
▲ 1일 개헌 관련 리포트 중 시민 인터뷰에 등장한 MBC 뉴미디어국 전 인턴. 사진=방송 갈무리
▲ MBC 본사 직원 의견을 시민 인터뷰로 전한 지난달 9일 리포트. 사진=영상 갈무리
▲ MBC 본사 직원 의견을 시민 인터뷰로 전한 지난달 9일 리포트. 사진=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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