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탈락점수를 받고도 재승인을 받은 TV조선이 시사·보도 프로그램 진행자와 패널에 대해 ‘원 스크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변화를 약속했다. TV조선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서 지적을 받은 진행자와 패널에 대해 1번만 제재를 받아도 출연을 정지시키고 프로그램에서 3번의 지적이 쌓이면 해당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29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TV조선 ‘최희준의 왜?’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을 찾은 것과 관련해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러 간다”는 네티즌 의견을 그대로 방송한 TV조선 측의 의견진술이 진행됐다.

이날 의견진술에서 손형기 TV조선 전문위원(시사제작팀 시사제작에디터)은 △방송패널이 지적 받을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프로그램이 3번 지적을 받을 경우 프로그램 폐지 △편성에서의 정치 아이템 축소 △외부 패널을 줄이고 패널의 중립적 구성 지향 △TV조선 심의실 대폭 강화 등의 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형기 전문위원은 “TV조선이 지난 24일 방통위에서 재허가를 받으면서 회사 내부에서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제도적 대책을 강구했다”며 “앞으로 방통심의위로부터 한번이라도 지적을 받으면 진행자나 출연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시키고 단일 프로그램이 제재를 3번 받으면 프로그램 폐지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위원은 “문제 출연자는 이미 많이 걸러낸 상태고, 영구출연 정지를 시킨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TV조선은 막말 방송으로 지적을 받아 온 ‘최희준의 왜’, ‘TV조선 정치옥타곤’, ‘고성국의 라이브쇼’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 24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TV조선 조건부 재승인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제공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 24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TV조선 조건부 재승인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제공
TV조선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외에도 편성에서 정치 아이템의 노출을 줄이는 등의 개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형기 전문위원은 “앞으로 외부 패널을 가급적 줄이고 TV조선과 조선일보 기자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보강하려고 한다”며 “토론프로그램에서 문제 소지가 있었던 그룹 토크를 지양하고 정치분야 아이템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 위원은 “출연자 (중심의) 정치 아이템을 만들 때도 출연자들의 여야 내지 정당별 분포를 똑같이 하도록 시정하겠다”면서 “이런 조치를 수행하기 위해 TV조선 심의실을 대폭 강화하고 출연자들에 대한 전사적인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 위원들은 손 위원의 의견진술을 듣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위원들은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으니 앞으로 방통심의위에서 볼 일이 없길 바란다”며 이날 안건에는 ‘권고’결정을 내렸다.

한편 방통위 관계자는 “TV조선은 자체 심의팀을 3배로 강화하고 품격 있는 패널을 출연시키고, 논란이 된 프로그램을 4월초까지 폐지하겠다고 방통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방통위의 재승인 이후 다른 종편들도 TV조선처럼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재승인 심사를 앞둔 MBN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방통위 관계자는 “MBN은 황장수, 황태순, 민영삼 등 논란이 된 패널을 더는 방송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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