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데일리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이 이른바 ‘혜경궁김씨’ 논란을 다루며 한쪽 입장 보도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와 제작진이 거듭 해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씨는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속칭 혜경궁김씨)’ 계정주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논란이 된 방송은 지난달 19일 방송된 ‘혜경궁 김씨 공방 파장과 법적 쟁점’ 코너다. 경찰이 김씨를 혜경궁김씨로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이틀 만에 이 지사가 이에 반박하는 입장을 낸 날이다. 이 코너는 혜경궁김씨 논란이 불거진 발단과 경찰이 김씨를 혜경궁김씨로 지목하면서 내세운 증거, 이 지사 반발 등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5분 가량 김씨 법률대리인 나성철 변호사 화상 인터뷰에 이어 손수호 변호사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출연해 김씨측 주장에 대한 법률적 해석과 정치적 논점을 10여분 짚었다.

이날 방송이 나간 뒤 KBS 시청자상담실 홈페이지에는 방송 내용이 편파적으로 느껴졌다는 시청자 의견이 17건 접수됐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 주장을 들으면서 정작 김씨를 고발했던 이정렬 변호사 입장은 보도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접수일로부터 약 2주 뒤인 지난 3일 시청자상담실 홈페이지에는 “고발인 측 의견을 듣고 방송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하고 메모를 남겨놓은 상황”이라는 제작진 답변이 게시됐다.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그러나 이정렬 변호사는 다음날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작진 답변을 캡처해 본인 트위터 계정으로 공유하며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11월26일 이후로 아무 연락도 없으면서 시청자한테 이런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다니”라며 “작가님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정신차리시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2018. 11. 20. 기준’ 섭외 요청 중이라고 답변이 바뀌었으나, 이 변호사는 “게시물 자체로는 틀린 부분은 없다”면서도 “(답변 게시와 섭외 요청이) 어느 정도 비슷한 시기여야 설득력이 있지. 이런 식으로 답변을 수정해놓으면 내가 11월20일 섭외요청을 받고도 12월3일까지 답을 안 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관련 논란을 공방으로 보도하기에 이르자 제작진은 4일 오후 “모든 맥락이 축약돼 마치 이재명 지사 측 입장만을 반영해 먼저 방송하려 했다는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사진 속 인물은 김혜경씨 법률대리인 나승철 변호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왼쪽부터 MC 김제동,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손수호 변호사.
▲ 11월19일 KBS '오늘밤 김제동' 갈무리. 왼쪽부터 MC 김제동,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손수호 변호사.

제작진은 “11월20일 이정렬 변호사는 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출석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이 변호사에게 고발인 조사 내용에 대한 인터뷰를 신청하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 시도 9회, 문자 1회, 카카오톡 메시지 3회, 사무실 통화 연결 2회 등 접촉을 시도했으나 방송시간까지 이 변호사 답을 듣지 못했다”며 “11월26일 이 지사 관련 논란이 다시 기획회의에서 논의된 과정에서 이 변호사 측에 출연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한 적이 있지만 당일 해당 아이템이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변호사도 출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KBS 시청자 상담실은 시청자 문의를 일정 기간에 한 번씩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11월20일 문답 건도 12월3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밤 김제동은 이 지사 관련 보도에서 ‘이슈에 대한 당사자 의견을 듣는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 원칙에 따라 이 지사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 발표 후에는 이 지사 측 입장을 들었던 것이고 이 변호사가 고발인 조사를 한 날은 그 입장을 들으려 했던 것”이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오늘밤 김제동이 한쪽에 치우친 방송을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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