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대표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선출되면서 정의당을 뺀 여야 4당 대표가 모두 노무현 정부 인사로 채워졌다.

특히 자유한국당(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바른미래당(손학규 대표) 등 옛 새누리당에서 갈라진 정당 대표조차 새누리당 출신 인사가 없었다. 이를 두고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에 속한 정치인이 아직 당 대표에 나서는 게 여론지지를 얻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쳐 경기도지사를 지냈지만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에 합류했다. 2008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2010년 민주당 대표에 선출됐다.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내걸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민주당의 7·30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정책자문단장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제7대 교육인정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다. 교육부 장관에선 13일만에 낙마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말기엔 거국내각의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바른미래당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바른미래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냈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노무현 정부 때 주요 인사들이 대거 현 여야 대표자가 된 것을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와 함께 차기 총선을 위한 안정적인 당 위기관리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두고 “올드보이가 아니고, G자를 붙여 골드보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우연히도 2007년 경선한 세 사람이 다 대표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새누리당 출신이 야당 대표에도 없는 배경도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청년위원장 겸 원내대변인인 김수민 의원은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의 태생이 새누리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병국 의원, 유승민 대표 등등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자유한국당과 같은 보수정당에 대한 반감 탓이라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도 당원들이 이념 편향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인사를 선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우리 정치가 이념보다 실용정치로 나아가고 있고, 우리 당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방향에서 인물을 따질 때 이념 편향보다 실용적으로 당에 효율성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고 선택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념보다 경제적 민주주의로 넘어가는 모멘텀으로 볼 수도 있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새누리당 출신이 아닌 민주당 출신 인사여도) 이런 인사가 당에 좋은 이미지를 주고 비전 설정에 도움을 준다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자유한국당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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