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가 네차례 이어지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17일 오후 1시30분부터 MBN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4차 합동토론회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를 꼽아달라는 물음에 각 후보들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침체’를 꼽았다. 그는 “경제를 어렵게 하는 제1의 문제는 사드 배치”라며 “사드로 인한 경제 제재로 대한민국 경제 어렵다”고 말해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대기업에 대한 증세, 복지확대, 노동자 보호, 노동권 강화로 인한 가계소득 증대가 우리 경제가 사는 길”이라며 “적폐청산과 손을 잡겠다는 ‘대연정’을 하면 경제가 또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를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그는 “좋은 일자리 부족이 저성장 위기, 경제양극화, 저출산·고령화, 청년고용절벽 등 모든 국가위기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해결책으로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경예산부터 편성하겠다”며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국가예산과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같은 물음에 ‘과로사회’를 꼽으며 “휴식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재충전과 학습, 육아를 위한 시간은커녕 법으로 보장된 휴가조차 쓰기가 어렵다”며 “저는 먼저 과로사회를 끝내자고 제안한다”고 말한 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 후보는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10년에 1년씩은 재충전, 재교육, 휴식을 위해 전국민의 안식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며 “정부가 먼저 나서고 이후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제안했다.

▲ 17일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오른쪽부터)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17일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오른쪽부터)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주도권 토론이 각 후보당 10분으로 발언 기회가 제한된 가운데 주로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검증 질문이 쏟아졌다.

이 후보와 문 후보는 재벌에 대한 태도를 놓고 격돌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님은 재벌들이 최순실에게 뜯겼다고 표현을 하셨는데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을 주고 자기이익을 챙기다 구속이 됐는데 뇌물 준 것을 뜯겼다고 했는지, 재벌입장에 서계시는 건 아닌가”라고 물었다. 또한 이 후보는 “문 후보는 법인세를 맨 마지막에 증세하겠다고 하는데 왜 시민들 세금부터 올리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고소득자 세부담을 먼저 늘리고 마지막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재벌에 편향된 게 아닌가 싶다”며 “고소득자들 10% 증세해도 2조4천억 원, 두배로 늘려도 5조원 밖에 안 된다”며 “결국 국민들 부담을 늘려서 재벌 부담없이 복지확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캠프 영입인사의 말실수와 개혁성 관련 질의도 있었다.

최성 후보는 “문재인 대세론이 높아질수록 위기”라며 “최근 측근들의 말실수가 이어지고 있고 청렴성과 개혁성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다음정부 최대 과제는 적폐청산 개혁인데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정경유착을 청산해야 한다”며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검증이 끝난 후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는 당대표 하다가 대부분 주요 인사들이 탈당을 했고 그분들과 감정적 관계도 안 좋다”며 “이와는 반대로 캠프에는 재벌을 우호하는 기득권자, 악성노조, 다이빙벨 상영방해 등 기득권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희정 후보께서 정치적으로 대연정을 한다고 한 건 (메시지가) 분명하다”며 “(문 후보는) 형식은 대연정이 아닌데 실질적으로 보면 대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지금 우리가 장관 인사청문회를 하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월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대선주자를 검증한다' 특집방송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후보자가 한명 나와 사전 리허설까지 할 경우 이미지관리가 가능하다. 질문자로 지난 15일 문재인 캠프에 속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문재인 측, 포커스뉴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월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대선주자를 검증한다' 특집방송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후보자가 한명 나와 사전 리허설까지 할 경우 이미지관리가 가능하다. 질문자로 지난 15일 문재인 캠프에 속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문재인 측, 포커스뉴스

문 후보의 언행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는 “탄핵은 시대정신이고 민심이기 때문에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퇴진과 탄핵을 외쳤는데 문 후보는 거국중립내각·2선후퇴를 외쳤다가 탄핵으로 바뀌었고, 탄핵 안되면 혁명하겠다고 했다가 승복으로 바뀌었다”며 “사드 문제도 입장이 4번정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정치가 그러는 것”이라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를 향해 “선명하게 입장을 낸 것은 높이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호남홀대론 관련 이슈도 나왔다.

최 후보는 “제 고향이 광주이고 형님도 광주에서 정치를 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때와 지난 대선 때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해줬음에도 과연 문 후보가 광주와 호남을 위해 무엇을 해줬는가”라며 “대통령이 된다고 할 때 문 후보를 믿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광주와 호남에서 여러차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는데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많았다”며 “부족함에도 아직 호남민심이 저에게 정권교체 기대를 거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최 후보는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향후 있을 광주지역 토론회에서 더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토론회는 주요 정책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정책OX’코너를 만들었을 뿐 큰 변화 없이 릴레이 인터뷰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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