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실제 민주당 경선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1차 선거인단 충청권·영남 참여 낮아

안 후보 지지율이 높은 충청과 영남에서 민주당 경선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MBN·리얼미터가 3월15일~17일 조사한 3월 3주차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주요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15.6%를 기록해 지난주보다 1.5%p 오르는 등 2주 연속 상승했다. 안 후보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40대 이상,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비민주당 지지층, 보수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주에 비해 지지율이 올랐다.

지난 15일 민주당은 1차 경선인단 모집결과를 발표했다. 호남권 선거인단(전남/전북/광주)은 27만4934명(21%), 충청권(충남/충북/대전/세종)은 13만7664명(10%)이며, 영남권(경남/경북/부산/대구/울산)은 21만2961명(16%), 수도권/강원/제주는 69만6491명(53%) 등으로 각각 나타나 총 162만9025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실제 유권자수로 보면 충청권과 호남권 유권자 수가 비슷하고, 영남권 유권자 수는 호남권 유권자 수의 두 배 이상이다. 각 지역의 경선인단수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안 후보가 충청권 대선주자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 지역 경선인단수가 적어 안 후보 측에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월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단체 한반도미래포럼 대선주자 특별대담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월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단체 한반도미래포럼 대선주자 특별대담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전날인 9일까지 1차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오는 25일부터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영남-수도권·강원 순으로 경선이 시작되는데 이때 1차 선거인단에 등록한 유권자들만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모집 중인 2차 선거인단과 재외선거인단은 지역에 상관없이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수도권·강원 투표기간에 함께 투표하게 된다.

현재 민주당 3인 중 누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정권교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주당 경선 초기에 승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안 후보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직전인 지난 8~9일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열흘 만인 지난 19일 광주를 다시 찾는 등 첫 경선지역인 호남민심에 특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후원금 3인 중 꼴찌, 적극지지층 부족

안 후보 지지층의 결집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MBN·리얼미터가 3월16일~17일 조사한 3월 3주 정례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지지층(경선참여 의향자 64.6% vs 무의향자 35.4%)과 문재인 지지층(63.7% vs  36.3%)에서 경선참여 의향자가 60%대를 넘은 반면, 안희정 지지층(37.9% vs 62.1%)은 30%대에 그쳤다.

▲ 2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안희정(왼쪽)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2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안희정(왼쪽)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결집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로 각 후보의 후원금을 들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예비후보는 법정 선거비용의 5% 한도에서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올해 후원금의 법정한도는 약 24억 원이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발생한 비용은 국가에서 보전해 주지만 경선 비용은 보전 대상이 아니다.

후원금은 이재명(약 11억 원)-문재인(약 8억 원)-안희정(약 5억 원)순으로 나타났다. 3월 초 계좌개설 직후 이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이 다수의 소액후원자을 통해 많은 금액을 모았다고 밝혔고, 바둑기사 이세돌 9단 등을 앞세워 모금활동을 진행한 안 후보 측은 “탄핵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떠들썩하게 후원금 모금을 진행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모금액을 비공개하기도 했다. 후원금이 두 후보에 비해 적어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공식후원모금 사이트에도 각각 이 후보 지지자들은 4000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응원 글을 남겼고, 안 후보 지지자들은 300여건, 문 후보 지지자들은 70여건의 글을 남겨 차이를 보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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