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 측 재판 증인이 김지은씨 인터뷰를 주도했던 JTBC 기자가 잘못된 보도로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JTBC 기자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낮 2시께 장훈(48) 전 충남도청 미디어센터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장씨는 안희정 전 지사의 핵심참모로, 충남도청 메시지팀장을 맡아 안 지사의 연설문 등을 책임졌다. 장씨는 지난 11일 4번째 공판에서 피고인이 내세운 4명의 증인 가운데 하나로 출석해 피해자 김모씨가 검찰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과 상반된 증언을 했다.

전체공개된 이 글에서 장씨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보도를 이끈 당시 사회3부 팀장이 보도와 연관된 이유로 퇴직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장씨는 글에서 “JTBC 미투보도팀장으로서 3월5일 김씨 인터뷰를 주도했던 임모 사회3부 팀장이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그렇다면 급작스런 퇴사 이유가 뭘까? 그게 사실이라면 왜 언론사들은 궁금해하지 않을까? 나만 궁금한 건가?”라고 썼다. 기자가 해당 보도를 잘못했거나, 이를 둘러싼 사정으로 인해 그만뒀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재판에서 피고인 측 증인 장훈 전 미디어센터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이미지 갈무리
▲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재판에서 피고인 측 증인 장훈 전 미디어센터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이미지 갈무리

장씨는 글을 올리고 5시간가량 지나자 해당 게시물을 ‘친구 공개’ 상태로 바꿨다. 이후 장씨는 글을 삭제했지만 게시글 캡쳐 이미지가 이미 온라인에 유포됐다.

당시 사회3부 팀장으로 안희정 성폭력 보도를 책임진 임아무개씨는 본인의 퇴직이 보도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임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근 퇴직은) 절대적으로 사적인 문제이며, 보도와 전혀 상관이 없다”라고 밝혔다. 임씨는 “오래 전부터 유학을 준비해왔고, 지원 과정도 단기간에 쉽게 할 부분이 아니다. 아이들 교육과 제 앞으로의 삶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안희정 성폭력 보도 과정에서) 저희도 꼼꼼히 검증했고, 회사도 이 과정에서 지지했다. 뒤늦게 재판 과정에서 이런 방식으로 엮여 당황스럽고 불쾌하다”고 밝혔다. 장씨가 게시한 글을 두고도 “사실과 완전히 다르며 나와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라며 “이 건을 개인적으로 대응할지, 법적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회사와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 지난 7월13일 오전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회원들이 ‘증인 역고소’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7월13일 오전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회원들이 ‘증인 역고소’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안희정 측 다른 증인들도 피해자 김씨에 대한 가해 의혹이 있다. 안 전 지사의 후임수행비서 어모씨는 공판에서 피해자를 비방하는 2차 가해 댓글을 30~40건 달았다고 시인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어모씨가 단 댓글이 수백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운전비서 정씨에 대해서 피해자는 업무를 하며 일상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지난 11일에는 안희정 피고인 측 대리인이 검찰측 증인이었던 구모씨에 대해 모해위증으로 검찰 고소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안희정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는 “피해자 조력자 및 법정 증인에 대한 역고소이자, 미투 성폭력 고발에 대한 일련의 역고소로 보고 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은 오는 16일 피해자의 심리 상태에 관한 전문가 증언과 23일 추가 공판으로 끝맺을 전망이다.


 

「안희정 측 증인, “JTBC 기자 보도 잘못해 퇴사” 주장」관련 정정보도

본지는 지난 7월20일자 「안희정 측 증인, “JTBC 기자 보도 잘못해 퇴사” 주장」 제하의 기사에서 안희정 전 지사의 핵심참모였던 장훈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보도를 이끈 JTBC 사회부 팀장이 최근 해당 보도를 잘못한 책임으로 퇴사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장훈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JTBC 기자가 보도를 잘못해 퇴사했다’는 내용을 기재한 바 없고, 본인의 게시글이 그런 취지로 작성된 것도 아니라고 알려와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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