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된 대통령 박근혜씨가 21일 검찰에 소환됐다. 박씨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김종구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박씨의 발언을 ‘블랙코미디조차 되지 못하는 말 장난’ 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제 와서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면서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말의 기대로 박 전 대통령의 입을 쳐다봤던 국민들 입에서는 탄식이 터져나온다”며 “국민들이 용서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고약한 전 대통령 모습에 상처받을 국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검찰의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100장이 넘는다는 검찰의 예상 질문이 박 전 대통령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뚫고 얼마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번 검찰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라며 “또한 그것이 국정농당 사태를 초래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며 박씨가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예우’를 강조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국가의 품격과 국민통합을 고려해 조사 과정 전후에 전직 대통령 예우와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써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참담하고 안타까움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며 “검찰은 외압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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