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청와대를 완전히 떠난 줄 알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24일 만에 행사기획 자문위원직으로 돌아왔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선임행정관급에서 비서관급으로 진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고민정 부대변인을 비서관으로 임명하고, 탁현민 전 행정관을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인사를 두고 “고민정 부대변인을 비서관으로 한 것은 대변인실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탁현민 자문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그동안 경험을 앞으로도 소중하게 쓰기 위해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를 두고 “현행 고위공무원단 정원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다른 비서관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서관, 선임행정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탁현민 신임 자문위원은 지난달 7일 사표를 제출한 뒤 10일부터 연차휴가를 다 쓸 때까지 출근하지 않다가 29일에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표가 수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알렸다.
그후 24일 만에 다시 탁 행정관은 자문위원으로 직함을 바꿔 청와대 행사기획 업무를 계속하게 됐다.
한편 탁현민 위원은 지난 20일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블랙리스트란, 어떤 공연 연출가가 다만 맘에 들지 않는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했다는 이유로 밥줄을 잘라버리고 자유한국당 집권 내내,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내내 감시하고 사찰하여 공연장 섭외조차 어렵게 만들어 제주도에서 낚시 밖에는 할 일이 없게 만든 후 결국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당해봐서 알고 있다. 이런 것이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언론계와 정치권에서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탁현민 위원도 문 대통령의 신망을 받는다고 추측한다. 양 전 비서관과 탁 위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네팔로 트래킹을 떠났을 때 동행한 게 그 근거로 제시된다. 탁 위원은 특히 행사기획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늘 문 대통령 곁에 있다는 점이 이런 추측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그런 추측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