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열면서 세월호 관련 조형물 ‘희망 촛불’에 불을 지르고 세월호 관련 조형물을 파손했다. 이에 4.16연대, 민족미술협의회 등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단체 관계자들을 고소하기로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측은 ‘희망촛불’ 조형물이 불법조형물이라고 주장하며 보수집회 참가자들 방화를 합리화했다.

▲ 1일 광화문 남쪽 광장과 세종로공원에서 열렸던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순신 동상 뒤편 해치마당으로 들어가는 부근에 설치 돼 있던 촛불 상징탑을 부수고 불태웠다.ⓒ민중의소리
▲ 1일 광화문 남쪽 광장과 세종로공원에서 열렸던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순신 동상 뒤편 해치마당으로 들어가는 부근에 설치 돼 있던 촛불 상징탑을 부수고 불태웠다.ⓒ민중의소리
5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삼일절 태극기 집회에 ‘희망 촛불’이라는 불법 조형물이 있는데, 이를 부순 혐의로 시민을 체포했다”며 “그런데 그 조형물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서울시에서 과징금을 부과했던 대상”이라며 “서울시에서 철거해야 할 것을 그대로 두니까 시민이 대신 철거를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할 일을 시민이 대신해 준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시민을 체포해가나”라며 “그걸 다시 세울 것도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5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말이 안된다”며 “공공 시설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시설물들을 그렇게 손괴하고 방화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나 처벌 대상이고 서울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만약 그 조형물이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공공이 철거해야지, 개인이 방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관련 조형물인 ‘PEACE’와 종이배 모양 조형물을 만든 최병수 작가 역시 “그런 주장은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최 작가는 5일 미디어오늘에 “그 조형물이 불법이라면 시에 민원을 넣는 식으로 해결하는 게 맞지, 공공성을 띈 사람도 아닌 이들이 와서 넘어뜨리는 것은 행정기관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최 작가가 만든 세월호 조형물들도 3.1절 보수집회 과정에서 파괴된 것이 있다. 최 작가는 “이 조형물이 불법이라는 주장은, 자신들의 주장을 무마시키려고 하는 물타기”라며 “과태료가 나왔더라도 서울시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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