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 보수를 궤멸시키려는 정치공작이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 주장을 반박했다. 정 전 의원은 “박근혜·이명박 스스로가 이미 보수를 궤멸시켰다”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 수사는 보수를 살려주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BBK 의혹을 제기했다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복역한 정 전 의원은 2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최근 다스·BBK 수사와 적폐청산 수사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입장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니 자신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MB 주장에 대해 정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하려면 처음에 했어야 했다”며 “MB 시절의 국정원 대선 댓글 개입 의혹이 나왔을 때부터 했어야 한다. 이미 버스는 떠났다”고 지적했다.

BBK·다스 실소유주 수사에 대해 정 전 의원은 “BBK와 다스가 MB 소유이고, MB가 주가조작의 공범이었다는 것이 당시 내 주장”이라며 “수사를 통해 이 내용이 밝혀진다면 대법원의 판결을 10년 만에, 역사의 법정을 통해 뒤집는 의미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조작의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역사의 법정에서 시효는 안 끝났다”며 “현재 검찰 수사는 내 주장이 정당했다는 것을 검증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진실이 드러날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며 “(검찰수사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촛불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앞당겼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7~8년 전 보수언론·방송사, 규명 안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 저울질”

보수언론과 방송사들이 당시엔 소극적이었다가 이제 와서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 정 전 의원은 “그것이 언론의 속성 아니겠느냐”며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쓸 수 있을지,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실망도 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제대로 했으면 나꼼수 역할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며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그는 “고민 중”이라며 “서울시장 출마를 할지 안할지 90% 판단은 서있지만, 지금 밝힐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꼼수 출신이 지상파 방송에 중용되는 것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시대의 요구와 흐름이 바뀐 것”이라며 “(지금의 시대는) 재미를 끌어내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 나꼼수와 이동형 작가(이이제이)라는 것을 제작자들이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목동 SBS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목동 SBS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다음은 정봉주 전 의원과 일문일답이다.

- 2008년 ‘MB=BBK 소유주 및 주가조작 공범’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가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로 실형을 받았는데, 최근 검찰 수사를 어떻게 보는가.

“당시 MB가 BBK 소유주와 다스 소유주, 도곡동 땅 소유주라는 의혹이 혼재돼 있었다. 도곡동 땅의 주인은 전적으로 실소유자 문제여서 소유자가 MB라면 공직자윤리 문제나 도덕성과 연관돼 있는 문제였다. 다스와 도곡동 땅, BBK의 실소유주가 MB 것으로 밝혀지고 그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제기된다면 BBK 주가조작 사기사건에서 적어도 (MB가) 공범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것이 밝혀진다면 대법원 판결을 10년 만에, 역사의 법정을 통해 뒤집는 의미가 된다. 주가조작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역사의 법정에서 시효는 안 끝났다. 지금 10년 전 자료를 보더라도 당시 내가 선출된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의혹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의 검찰 수사는 내 주장이 정당했다는 것을 검증하는 의미가 있다.”

- 어떤 심정인가.

“과거 간첩 사건이나 1980년대 강압 고문수사로 인한 억지자백으로 억울한 옥살이한 사람들처럼 재심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는데 30~40년 걸릴 줄 알았다. 살아있는 동안 진실이 드러날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촛불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앞당겼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 당시 이명박 후보가 다스와 도곡동 땅을 차명으로 실소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기소된 김현미 의원은 해당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은 반면, 정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됐다. 대법원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는가.

“재판을 받으면서 당시 재판부가 법리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으로 느꼈다. 정치재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가 써준 공소장과 별 차이가 없었다. MB가 사법부에 관여해 재판을 조종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 어떤 점에서 그랬나.

“2008년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법정구속을 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2심(항소심) 재판부에서는 재판 중에 나만 다른 재판부로 옮겨졌다. 처음엔 김현미 의원 등과 같은 항소심 재판부였다가 나만 바뀐 것이다. 김 의원 등은 무죄가 됐다. 항소심이 2008년 12월에 선고된 이후 대법원(2부)에서는 3년 동안 끌었다. 그러다 양승태 대법관이 주심을 맡았지만 끌다가 2011년 2월 대법관을 그만두는 바람에 이상훈 대법관으로 넘어갔다. 이 대법관은 돌연 그해 8월에 확정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다시 재판날짜가 아무 이유 없이 그해 12월21일로 추정(추후지정-연기)됐다. 그리고 1년 실형이 확정됐다. 당시 나꼼수 멤버였던 나 없이 대선을 치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었다. 이 문제도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처럼 다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유일하게 실형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감옥에 있으면서 억울하지 않았는지.

“억울했지만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저만 병들어간다. 그래서 빨리 잊었다. 현실에 빨리 적응하는 편이다. (주변에서) 감옥가기 전엔 ‘파기 환송될 것’이라 하고, 실형 확정된 뒤엔 ‘초파일 지나고 석방될 것’이라고 했지만, 난 만기를 살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만기 복역을 했다. 중간에 나갈 기대를 가지면 교도소에서 못 산다.”

-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에 기소돼 실형까지 살고 사면복권까지 된 후에야 검찰이 진실 규명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국가세금으로 운영되는 검찰이 정치검찰이 됐을 때 우리 역사가 퇴행했다. 그 근거를 제시해준 것이 BBK 검찰 수사였다. 그 때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서 제대로 수사했다면 여기까지 왔겠나. 다스와 BBK의 실소유자 진실을 밝혔다면 MB가 대통령 안됐을 것이다. MB는 사실로 밝혀지면 물러나겠다고 했다. 결국 권력에 순종하는 정치검찰이 이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이게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냐. 당시엔 수사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 김성우 다스 대표가 ‘다스 설립 과정에 대해 MB에 보고하고 지시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아버지(이상은)도 여기(다스)서 월급 받는다’는 아들 이동형의 녹취록(박범계 의원 공개)도 나왔다. 다스 소유주 관련 새로운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진실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가.

“지금까지 나온 증거들만 보면, MB가 일반인이었다면 벌써 구속되고, 기소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다스는 MB의 소유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본다.”

- 지난 4일 JTBC와 인터뷰에서 MB의 특활비와 방산비리가 더 큰 문제라고 했는데, 현재 진행되는 특활비 수사내용을 당시에도 알고 있었나.

“특활비와 방산비리로 MB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특활비 수수자가 김윤옥씨라는 제보를 받고 몇 개월 전부터 추적했었다. 확실한 증거를 못 잡았다. 검찰도 알고 물밑수사를 했던 것 같다.”

(이와 관련해 김윤옥 여사는 특활비를 받아 명품가방을 샀다고 주장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 부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 검찰 수사처럼 언론 역시 당시에 BBK 진실규명에 소극적이었다고 보는가.

“시사인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은 제대로 썼다. 2011년 2월1일 스위스 김경준 계좌로부터 140억 원이 다스로 돌려오면서 문제가 시작됐을 때 우리는 충분히 문제제기 했었다. 수배 중이던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 김이 귀국하고 기소유예 된 과정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진보언론은 대체로 보도를 많이 했다. 물론 보수언론과 TV 매체는 하지 않았다.”

- 지금은 언론이 경쟁적으로 적극 보도하고 있는데, 권력이 교체되고 나서야 MB에 달려든다고 보지는 않는가.

“그것이 언론의 속성 아니겠느냐. (언론에) 걸려있는 게 한두 가지겠나.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쓸 수 있을지,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실망도 안한다. 기성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나꼼수가 나온 것 아니겠는가. 제대로 했으면 나꼼수 역할이 필요없었을 것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 현재 언론환경과 미디어환경이 어떠하다고 보는가.

“지금은 다르다. TV조선 고정출연을 제안 받고 고민할 때 아는 후배언론인 절반은 나가라 하고 절반은 만류했다. 그런데 한겨레의 한 친구가 나가라면서 ‘이미 2016년 국정농단 사건 터졌을 때 한겨레와 TV조선이 구분을 넘어 콜라보 하는 세상인데 뭐 못할 일 있느냐’고 해서 용기내서 하게 됐다.”

- MB가 지난 17일 입장발표에서 “퇴임 후 지난 5년 동안 4대강 살리기와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에서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 수사결과를 발표했을 때 안드로메다를 다녀왔던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귀를 닫았던지 둘 중 하나이다. 지금 검찰 수사는 국민들의 상식과 함께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미 조사했다고 친이계에서 많이 얘기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한 배를 탔기 때문에 문제가 나왔어도 적당한 선에서 덮지 않았겠느냐. 박근혜 정권 창출에 결정적 도움을 준 것도 이명박 정부인데, 박 정권에서 MB를 어디까지 치겠느냐. 방산비리가 MB 때 있다가 박근혜 정부 때 없어졌다고 할 수 있나. 수사할 수 없었던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을 것이다.”

- 적폐수사에 대해 “역사 뒤집기와 보복정치로… 보수를 궤멸시키려는 정치공작”이라는 MB의 주장은 어떻게 보는가.

“박근혜·이명박이 이미 스스로 보수를 궤멸시켰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수사는 보수를 살려주는 과정이다. 보수진영의 암 덩어리이자 메르스 독감 바이러스인 적폐와 부패, 각종 폐습을 끄집어내고 치료해야 보수가 산다. 그냥 놔두면 죽는다. 불법적 돈 수수와 권력남용에 맛 들여 사회 정의나 국가안보에 멀어지게 한 것을 적폐수사를 통해 구해주고 있는 과정이다”

- 모든 수사가 자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니 자신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MB 요구는 어떤가.

“그런 말을 하려면 처음에 했어야 했다. MB 시절의 국정원 대선 댓글 개입 의혹이 나왔을 때부터 했어야 한다. 이미 버스는 떠났다. 시기를 너무 놓쳤다.”

▲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목동 SBS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목동 SBS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문재인 정부 8개월을 어떻게 평가하나.

“허니문 기간을 6개월~1년쯤 주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촛불정국으로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면서 인수위도 없이 들어선 것을 감안하면 ‘1000%’는 하고 있다고 본다. (야권 등에서) 처음엔 ‘누가 들어와도 전임정권 문제가 많아서 욕먹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이제 와서는 ‘너무 싸질러 놓은 게 많으니 뭘 해도 박수 받을 것’이라고 논조가 바뀌었다. 전자가 맞는다고 본다. 지난 정부의 문제를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며 정리한 것은 잘한 것이다. 특히 야당은 뭐가 시대정신에 맞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 야당은 어떤데 그런가.

“홍준표 대표는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여당으로서 국정농단에 대한 자숙과 함께 ‘허니문 기간이니 크게 비판하지 않고, 박수를 보낸다, 정책 결정시 야당 존중과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 독선적 모습을 보인다면 그 때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면 박수 받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홍 대표의 관심이 정치적 연명에만 함몰돼 있는 것 같다. 당 지지율이 전혀 안 오르지 않느냐.”

- 정 전 의원도 미권스라는 지지자 모임이 있다. 최근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이 문재인 정부 언론보도에 대해 열성적인 댓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보는가.

“정치에는 크게 대의정치와 광장정치가 있지만 핵심은 참여이다. 이는 참여 민주주의로 가는 성장통이라고 본다. 기자들도 자신의 기사에 대해 기사로 비판하는 권리만 갖고 있었지, 자신의 기사가 검증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못 느꼈다. 비판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쌍방 소통이 가능하고, 모두가 얘기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을 자주 겪어보지 않으니 어색한 것이다. 난 2004년부터 휴대폰 번호를 공개했다. 문재인 비판하는 기사에 문재인 지지자가 ‘깔’ 수 있다. 기자는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한다. 나에 대한 기사의 댓글에도 찬성 반, 반대 반이다. 칭찬에 오픈되면 비판에도 오픈돼 있다. 내가 얘기한 것이 왜 특정부류를 분노케 했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삼을 수 있는 것이다.”

- 정 전 의원은 어떻게 하는가.

“저는 비판 댓글을 잘 안 본다.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나도 인간인데 화가 난다. 더구나 나는 격정적이어서 악랄하게 쓴 댓글에 대해 전화에서 현피(현장에서 피보자) 뜨자고 하는데 안 나온다. 그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그저 인터넷 상에서 하는 의사표현이구나라는 것을 이해했다. 이런 사람들은 관심 없으면 들여다보지 않는다.”

-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계획이 섰는가.

“고민 중이다. 내가 서울시장으로서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되겠는가 하는 고민이 크다. 내가 대안세력으로 판단된다면 박원순은 무너질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할지 안할지 90% 판단은 서있지만, 지금 밝힐 때는 아니다. 시기적으로도 파도가 몰려오는 시기여야 하며, 한다 해도 정책 공개방식을 전체를 할지 부분을 할지에 고민을 하고 있다.”

- 대체로 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데 안할 수도 있는 것인가.

“나는 신중하게 결정한다. 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 향후 내 정치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나가면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 서울시장이 교체돼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서울시장의 대안세력이 필요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 박원순에게 앞으로 서울의 4년도 맡길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부호이다. 교체의 필요성이 높아지면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4~5개월 전부터 들여다보고 여론조사도 해왔다.”

- 왜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가.

“국회의원은 당과 국회를 통해 정치하는데 유용하다. 하지만 국민들의 직접 행복으로 전환되는 것을 체감하는데 몇 단계가 필요하다. 일종의 훈수직이다. 행정부에 훈수를 두는 것이다. 체감이 잘 오지 않는다. 서울시의 경우 정책에 대한 직접 체감을 받는데 아무런 벽이 없다. 서울을 활기찬 도시로 만들고,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 중 정봉주가 가장 열정적이고 활기차고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너지의 무게는 내가 가장 무거울 것이다.”

- 현재 출연하고 있는 방송이 SBS ‘정치쇼’(매일), 채널A ‘외부자들’, TV조선 ‘시그널’(이상 주1회),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주2회) 등이 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날 것 같다.

“많이 바쁘다. 그래도 앞으로 두세 개는 더 할 수 있다. 정치예능지만 자료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작가가 준 대본을 읽는 게 아니라서 시간이 많이 든다. 정치적으로 묶여있을 시기에 이것이 정치라고 봤다. 그 시기에 내가 택할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이었다. 방송을 통해 이해할 얘기를 주고, 희망 섞인 시사를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큰 정치로 봤다. 골계미가 없는 정치는 권위주의로 흐르고, 권위주의로 흐르는 정치는 반드시 부패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 나꼼수 멤버 출신들이 최근 방송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를 뭐라고 보는가.

“시대의 요구와 흐름이 바뀐 것이다. 시대정신의 축이 움직이고 있다. 시사 정치는 근엄하고 정제돼야 한다는 틀이 깨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이제는 좋은 내용을 탑재하면 형식은 무너져도 된다는 흐름이다. 이것이 지금의 시대정신과 맞는 것이다. 흥미와 재미라는 수단이 없으면 안 본다. 지금은 포장지가 자극적이고 매력적이어야 포장지를 뜯어본다. 정보의 범람이기 때문이다. 온갖 SNS의 정보 범람의 시기이다. 취사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시기로 넘어왔다. 재미를 끌어내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 나꼼수와 이동형 작가(이이제이)라는 것을 제작자들이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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