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6일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의 방한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는 홍준표 당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이 총출동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전국 당원들은 버스를 타고 모였다. 이들은 ‘김영철 방한, 친북 문정권’, ‘김영철 방문 반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문 결사 반대’ 등의 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1시간 10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자유한국당 측은 집회에서 “10만 명을 예상했는데 20만 명이 참석했다”고 말했고, 당 공식집계로는 15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로경찰서 측은 “당 행사라 경찰 집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정도면 1만 정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언론 역시 집계 참가자를 1만~3만명 정도로 집계했다.
홍 대표는 “김영철은 살인범”이라며 “국군 뒤통수자가 살인범을 불러놓고 서로 짝짝꿍하는 나라가 돼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홍 대표는 “청와대 주사파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자고 제안했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 역시 홍 대표 구호를 따라 불렀다.
홍 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내 일부 세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지금 청와대가 지방분권 개헌을 하자고 하는 이유는 남북 연방제를 하기 위해서”라며 “그런데 우리당에 철없는 몇몇 인사들은 내용도 모르고 지방분권 하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모든 언론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페이스북에 쓴다”고 전했다. 이어 홍 대표는 “요새는 종이신문이 안써줘도 SNS를 통해 민심이 전달된다”고 말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지도부들은 공통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천안함 유족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지금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용사를 무시하고 푸대접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공산주의, 사회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대한민국 만세, 자유민주주의 만세, 자유한국당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타까움의 10분의 1이라도 천안함, 연평도 유가족에 가지고 있다면 김영철 방한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10분께 자진해산한 시위대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통일대교에서 농성을 한 이후 ‘쓰레기가 많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다함께 쓰레기를 정리하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생국회와 법안국회 만들겠다던 2월 국회가 ‘김영철 방남’ 파동으로 인해 빈손국회로 전락할 위기”라면서 “장외투쟁 국회로 퇴행하는 것이 국민을 진정 위하는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 대국민선언까지 해놓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건 제1야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