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 1일 기각됐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현응 스님 관련 의혹을 다룬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편은 예정대로 1일 오후 11시10분 방영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이날 오후 “PD수첩은 총무원장이나 소속 고위 승려들의 비위행위에 관한 의혹 제기를 통해 종단의 투명성·도덕성 향상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일 뿐 종단 비방을 위해 프로그램을 방송하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PD수첩 측이 나름대로 반론의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당사자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인다”며 “조계종이 방송 금지를 구하는 내용들은 프로그램에서 다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지난달 25일 “PD수첩이 불교계 일각의 의혹 제기를 비롯해 현재 소송 중에 있어 객관적 사실로 특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포함해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MBC PD수첩은 이번 방송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의 학력 위조 논란과 수덕사 한국고건축박물관 보유 논란, 은처자 의혹과 더불어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을 다룰 예정이다.

이날 판결에 앞서 현응 스님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나에 대한 방송 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승복을 벗겠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현응 스님은 PD수첩이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4월30일 오후에야 담당 PD가 최초로 내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그는 “방송 내용에서 허위사실이 드러난다면 최승호 MBC 사장은 방송계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 1일 오후 11시10분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큰스님께 묻습니다' 예고편 캡처.
▲ 1일 오후 11시10분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 큰스님께 묻습니다' 예고편 캡처.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