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추가 공개한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이 문자 발신 경위와 함께 사과의 뜻을 사내에 전했다. 장충기 문자는 한국사회 유력 인사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말한다. 

문자가 노골적인 권력 유착을 담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컸다. 특히 유력 언론인들이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의 경우 단순 안부 차원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광고 구걸, 노골적인 삼성 칭송, 자식 취업 청탁 등 낯 뜨거운 내용이 적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지난 25일 공개한 문자 내용을 보면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후 장 전 사장에게 “사장님 합병 성공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국수 잘 받았습니다. 덕분에 올 복더위도 무사히 건널 수 있겠습니다. 언제나 받기만 하니 송구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장 사장님도 항상 건승하십시오! 이동현 올림”이라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다.

▲ 뉴스타파가 공개한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이 문자 발신 경위와 함께 사과의 뜻을 사내에 전했다. 사진=뉴스타파 보도
▲ 뉴스타파가 공개한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이 문자 발신 경위와 함께 사과의 뜻을 사내에 전했다. 사진=뉴스타파 보도
이 사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에 “그냥 인사로 (문자를) 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광고국장을 하다가 사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07년 (삼성 비자금 보도) 이후에 쭉 (삼성) 광고를 못 받았기 때문에 그 이후 저희들은 굉장히 고통을 받았고 그걸 푸는 게 제 직무였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은 보도 직후 사내에도 “‘장충기 문자’와 관련한 뉴스타파 보도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먼저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위를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보도대로 2015년 7월쯤으로 기억된다”며 “집으로부터 국수가 배달돼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진 날이다. 제가 사장 직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의례적 인사를 건넨다는 것이 합병에 대한 적절치 못한 언급으로 오늘의 불미스런 일을 초래했다”고 반성했다.

이 사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경향을 대표하는 사장으로서 구성원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일을 교훈삼아 대표이사로서 처신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 또한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경향의 모든 구성원께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해량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향신문은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해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사장 공모 접수는 오는 5월3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투표는 5월14~15일 이틀 동안 실시한다. 차기 사장은 서류 심사와 사원 주주 투표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6월 경향신문 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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