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은 오만하다는 프레임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정권을 잡은 것 마냥 행동한다는 것이다. 17일 조선일보 아침신문 곳곳에서는 이런 뉘앙스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프레임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무리 지지율 1위라지만 너무하는 민주당 사람들"이라는 사설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한반도평화 포럼'이 공식 논평을 통해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한 것을 두고 "야권 일각이 아니라 전체에 이런 폭력적 정서가 퍼져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수 있지만 집권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에게 강압적 명령을 시작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면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이런 정책 변경을 놓고 공무원들에게 몸조심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문 앞으로…줄서기 바쁜 관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공무원들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에 줄을 서기 위해 현안은 뒷전이라고 보도했다. 관료사회를 비판하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퍼져있는 기사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면 기사
▲ 조선일보 3면 기사
황교안 지지율, 60%, 야권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홍준표 경남지사가 최대 수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16일 황 대행 불출마 선언 직후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황 대행 지지자(11.5%)의 32.4%가 홍 지사에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 여권에서 떨어져 나간 지지층도 많았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지지층 가운데 홍 지사나 바른정당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8.0%), 유승민 의원(3.7%) 등 범보수 주자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44.1%에 불과했다. 

60% 가까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14.9%), 이재명 성남시장(3.6%), 문 전 대표(1.6%)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1.8%) 등의 진보 진영 주자나 국민의당의 안 전 대표(11.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등으로 흩어진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일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이 비박(근혜)이었던 홍 지사에게 고스란히 가진 않았고 온건 보수층도 중도 주자들한테 빼앗겼다”면서 “한국당 역시 시대정신에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친박 지지층도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일보 4면 기사
▲ 한국일보 4면 기사
미국 기준금이 인상, 왜 문제인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연말까지 2차례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곧바로 자금 시장 금리를 올리며 돈줄 죄기에 나섰다. 신문들은 해당 사안을 모두 1면에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 확장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그러나 한국은 당장 금리인상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연 1.25%)보다 0.25~0.5%포인트 낮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 차례만 추가 인상되면 우리나라와 같아 지고 한 번 더 올라가면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 한국일보 3면 기사
▲ 한국일보 3면 기사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에 악재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가계 대출이다. 한국의 가계 대출은 1344조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국내 은행권 가계 대출금리는 2%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이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1월에는 3.39%까지 인상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세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5.74%였지만 올 1월에는 6.09%로 올랐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3.48%에서 3.56%로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 대출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줄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 차입자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때문에 충격의 강도도 크다. 

외국인 자금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도 

두 번째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질 경우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일보는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 이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1999년과 2005년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은은 결국 8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말엔 금리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경향신문 "시중은행들만 잔치" 비판

반면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핑계삼아 잔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경향신문은 가계대출이 천문학적인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인상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의 핑곗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면서 "은행들의 ‘금리장사’는 이미 도를 넘었다. 지난 4년간 4대 시중은행이 집단대출로 얻은 이익만 10조원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그동안 나온 가계부채 대책들을 보면 말만 번지르르했지 효과가 거의 없었다"면서 "위험성을 그토록 경고했건만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380조원 증가한 게 이를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검찰, 대기업 수사 본격화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기업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6일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전ㆍ현직 임원 3명을 소환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삼성그룹 외에도 대가성 의혹이 불거진 대기업들을 수사하려 했으나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으나 2년7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그룹 수뇌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밝혀졌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 청탁 의혹이,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기업 눈치보는 신문들 “수사 당연하지만 신속하게”

신문들은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치를 보는듯한 사설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삼성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강도 높은 수사와 처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 원활한 기업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좀 더 노골적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뇌물공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기업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캐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사건을 질질 끌며 뭔가 잡아내야 한다는 잘못된 관행의 먼지털이식 수사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대기업들이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웠음은 능히 짐작된다"며 "이제 검찰이 수사를 재개했으니 얼마나 더 갈지 모른 채 걱정만 하고 있다"고 썼다. 

▲ 경향신문 6면 기사
▲ 경향신문 6면 기사
CJ, 우병우에 이재현 회장 사면 청탁했나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CJ그룹이 우 전 민정수석의 지인에게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청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CJ가 우 전 수석 지인에게 차량 등 금품을 제공하고 이 회장 사면에 힘써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특검은 이 지인이 실제 우 전 수석에게 청탁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청와대 자료, 국가기록원 가면 최대 30년 열람 제한

이런 와중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문서 파쇄기 구입과 관련한 의혹을 두고 "한마디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 구매한 것들이 너무 오래돼 교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문들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그간 거짓 해명을 한 적이 많은 데다 압수수색도 극구 거부한 터여서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허위진술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자료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 봉인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면 최대 30년간 열람이 제한된다.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동아일보는 "결국 검찰이 얼마나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없다는 검찰은 그만큼 증거를 확보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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