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8주기를 맞아 그동안 의혹을 제기했다가 재갈을 물렸던 방송사가 8년 만에 다시 천안함 의문을 방송하는 등 진실규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KBS는 오는 28일 밤 11시10분에 2TV에서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을 방송한다고 예고했다.

KBS는 26일 저녁 자사의 트위터 등 SNS에 올린 예고방송에서 어떤 관계자(모자이크 음성변조)가 “북한에서 어뢰가 와서 쏴? 십원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에요”라고 증언하는 육성을 소개했다.

또 KBS는 트위터에서 “8년 만에 입을 연 사람들…천안함 침몰 당시 유일한 영상 최초 공개!”라고 예고했다. KBS는 침몰직후로 두 동강 난 천안함의 TOD 동영상과 천안함 CCTV 영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KBS는 천안함 함미의 후타실에 설치된 CCTV에서 촬영됐다는 사고 전 영상과 관련해 이 영상을 보면서 누군가 “이것 자체가 영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육성도 소개했다.

제작진은 26일 오후 ‘북한이 어뢰를 쏴? 반푼어치도 없다’고 말한 이가 누군지에 대해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답했다.

또한 KBS 추적60분 제작진은 8년만에 당시 상황을 처음 이야기하는 관계자, 당시 침몰 상황 동영상 분석 등을 이번 방송에서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 제기되는 내용도 있고, 의미있는 증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 예고방송. 사진=KBS 예고방송 갈무리
▲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 예고방송. 사진=KBS 예고방송 갈무리
KBS는 앞서 지난 2010년 11월17일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 편을 방송했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제작진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제재조치를 내린 방송내용 5가지 모두 부당하므로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이 판결은 서울고법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와 함께 26일 천안함 8주기를 맞아 재조사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이날 내놓은 논평 ‘천안함 침몰 8년, 재조사로 진실 밝혀야’에서 “46명의 천안함 승조원들과 구조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8년이 지났지만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북한의 최신 소형 잠수정이 중어뢰를 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민간 전문가와 언론, 시민단체가 제기한 반론에 의해 과학적으로 부정되거나 논란에 휩싸였고 국제 사회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며 “그리고 지난 8년 동안 과학적인 검증이나 합리적인 재조사보다는 정부 발표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이분법만이 작동해왔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매도했고, 국군 사이버사령부는 참여연대와 참여연대 활동가를 비방하는 컨텐츠를 직접 만들어 유포하기까지 했다”고 썼다.

▲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 예고방송. 사진=KBS 예고방송 갈무리
▲ 오는 28일 방송되는 KBS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 예고방송. 사진=KBS 예고방송 갈무리
특히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근 정부발표와도 다른 주장을 편 것도 문제가 됐다. 송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천안함을 폭침시킨 것이 북한의 “유고(YUGO)급 소형 잠수정”이라고 답했으나, 합참이 바로 연어급 잠수정으로 정정했다는 점을 들어 참여연대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 문제는 정부의 말 바꾸기가 계속되어온 쟁점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2010년 당시에도 정부는 계속 말바꾸기를 해와 신빙성을 떨어뜨렸는데, 이번에도 말을 더 바꿨다가 스스로 정정까지 한 것이다.

이외에도 참여연대는 “우측 스크루 변형의 원인,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흰색 흡착 물질의 종류, 어뢰 폭발에도 깨지지 않은 형광등, 결정적 증거였던 ‘1번 어뢰’의 부실함 등 천안함 재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많다”며 “이러한 쟁점에 대한 공개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은 논란을 잠재울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검증은 피한 채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입을 막는 데만 매달려왔다”고며 “지금이라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고 검증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도리이기도 하다”며 “천안함 침몰 8년, 재조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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