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봉준호의 영화 ‘괴물’은 재난에도 기사라는 ‘상품’을 파는 언론의 습성을 잘 보여줬던 작품이다. 괴물과 접촉한 사람은 바이러스에 전염된다는 소문으로 고초를 겪던 강두(송강호 분)의 가족을 보도하는 언론은 ‘선정성’ 그 자체였다.언론은 강두 가족에 ‘보균자 딱지’를 붙이고 국민적 감시를 쏟게 한다. 강두 가족이 병원을 탈출한 뒤 언론은 전국체전 동메달리스트인 남주(배두나 역)를 ‘신궁’이라 치켜세운 뒤 “신궁에서 도망자로”, “괴바이러스 감염자 어제 도주…” 등으로 사건 프레임을 전환한다.이 순간 ‘강두의 가족’은 더 이상 대한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이탄희 전 판사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국회가 주도하는 사법개혁”을 강조했다.이 전 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며 판사 뒷조사 파일,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렸다. 사표가 철회된 후에도 그는 법원 내에서 사법농단 문제를 공론화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2월 법원을 떠난 그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로 활동했다.이 전 판사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지난해 가을 정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지난 9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서울고법 제3형사부) 판결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장 가운데 하나다. 송 전 주필을 상대로 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뉴스컴·홍보대행업체) 대표의 ‘부정한 기사 청탁’을 인정한 1심 재판부 논리를 깰 때마다 등장했다.검찰은 송 전 주필이 2007~2015년 박 전 대표 영업 활동을 돕고 기사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현금, 수표, 상품권, 골프접대 등 총 4947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았다며 2017년 1월 불구속 재판에 넘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자녀에게 의혹을 제기한 MBC 기자를 상대로 3000만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30일 확인한 나 의원의 소장을 보면, 나 의원 측은 “피고(서유정 MBC 기자)는 MBC 기자로 지난해 11월18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원고(나경원)의 아들이 제4저자로 등재된 포스터에 관해 허위 사실을 보도해 원고 및 원고의 아들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서 기자는 지난해 11월18일 보도에서 고등학생이었던 나 의원 아들 김아무개씨가 2014년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가 지원한 서울대
태영건설이 지난 22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이사회에서 의결하자 SBS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SBS 미디어그룹 지배주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체제 전환이 SBS 수익 구조를 무너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이에 SBS 사측은 30일 “대주주는 SBS 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SBS의 자회사 지분 관계 등은 향후 2년의 법적 유예 기한 동안 합리적이고 합법적 방식으로 SBS에 전혀 문제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SBS 사측은 “태영건설의 지주사 전환으로 SBS가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영화 ‘김광석’에서 시작한 감독 이상호 기자와 고(故) 김광석(1996년 1월 사망)씨 아내 서해순씨의 법정 공방 2라운드가 1심과 마찬가지로 서씨의 일부 승소로 끝이 났다. 이 기자와 발뉴스(대표 이상범)가 서씨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1심 5000만원에서 2심 1억원으로 2배 올랐다. 주식회사 발뉴스는 인터넷 언론매체 고발뉴스를 운영하고 있다.서씨는 이 기자가 2017년 8월 개봉한 영화 ‘김광석’ 및 기사·인터뷰·SNS 등을 통해 김광석 타살설을 제기하면서 용의자로 자신을 지목해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
해직 기자 출신 박성제(54) 현 MBC 보도국장이 29일 MBC 사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박 국장은 29일 오후 편집회의에서 “연휴 중 고민 끝에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며 “이미 주 초에 사장과 본부장에게 말씀드렸다. 저는 우리가 시작했던 뉴스 개혁 초심, 추진력을 무기삼아 MBC 전체 비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50대인 박 국장은 1993년 MBC에 입사한 ‘90년대 사번’이다. 박 국장은 “세대교체를 내거는 것도 쑥스러운 나이지만 이제 90년대 사번을 주축으로 바꿔볼 때도 됐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다룬 조간 가운데 가장 회자된 건 조선일보 특파원 기사였다. 박수찬 조선일보 특파원은 이날 ‘우한 탈출기’를 기록했다. 발병 진원으로 꼽힌 중국 우한에서 특파원인 자신이 어떻게 탈출했는지 다이내믹하게 적었다.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 방역지휘본부가 23일 새벽 “오전 10시부터 대중교통을 중단하고 비행기·기차를 이용해 우한을 떠날 수 없다”고 발표하자 박 특파원은 “호텔 측이 숙박 연장을 거부해 잠자리도 문제였다. 투숙 기간에도 호텔문 앞에서 체온을 재 37.5도가 넘으면 방을 빼야
나는 평소 정치혐오에 반대하고,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마음이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마음 건강을 위해 사회·정치 뉴스를 끊고 싶어진다. 결정타는 민주당 영입 인재 원종건씨의 기자회견문에서 발견한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는 문장이었다. 민주당 영입을 ‘명예로운 감투’로, 그 감투를 내려놓는 상태가 ‘자연인’이라는 이 시각 안에 사람들이 정치를 왜 혐오하는지 집약돼 있다. 정치는 자연인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계에서의 명예로운 감투라는 시각이 대중의 의심으로만
곽정수 한겨레 논설위원이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겨냥해 “사법 불신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파기환송심 재판부(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가 최근 삼성이 구성한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을 점검하고 이를 형량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일갈이다.이날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경제개혁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가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주최한 ‘삼성공화국
정희상 시사IN 기자는 1993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를 재조명했다. 김재규가 1979년 일으킨 박정희 살해 사건, 즉 10·26을 두고 ‘국부(박정희)를 죽인 패륜아’, ‘과대망상증 환자에 의한 내란 목적 살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일 때였다.정 기자는 당시 관련 보도에서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을 측근이 살해했다는 이 기이한 사건의 배경과 성격, 의미는 지금까지 촌극 이상의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재규씨 묘지에 그를 ‘의사’라 일컫는 추모비가 세워졌다는 사실은, 그 말에 동의하든 반대하든 시대의
제1회 ‘이용마 언론상’ 수상자로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선정됐다.안씨는 뉴욕에서 17년째 활동 중인 재미 언론인으로 2009년 8월부터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방송기자연합회는 20일 안씨의 본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2009년부터 ‘나홀로 탐사취재’라는 분야를 개척하며 전·현직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재벌들의 해외 재산 도피와 비리 의혹을파헤친 점을 심사위원 대부분이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방송기자연합회는 “2009년 당시 현직 대통령 사돈 일가의 미국 부동산 불법 매입 사실을 밝혀내 유죄 판결을 받게 했
영화 ‘남산의 부장들’ 원작은 같은 이름의 논픽션 연재물이다. 지금은 가천대 부총장인 김충식 동아일보 기자가 1990년 8월부터 매주 신문에 연재한 결과물이 1992년 출간된 ‘남산의 부장들’이다. 박정희 정권 중앙정보부의 속살을 파헤친 이 논픽션은 10명의 정보부장들의 암투와 음모, 최고 권력에 대한 ‘충성’과 ‘애국’을 인물·사건 중심의 팩트로 채웠다.22일 개봉하는 영화는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등 당대 최고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10·2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조명했는지 이목이 집중된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지난해 12월 18~19일 미디어 신뢰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로 JTBC(응답비 21.4%)가 1위로 꼽혔다.KBS가 오차범위(±3%P) 내인 19.2%로 뒤를 이었고 MBC 17.8%, YTN 10%, TV조선 9.6%, SBS 7.9%, 연합뉴스TV 4.9%, MBN 3.3%, 채널A 3.1% 순이었다. 특징적인 건 전 분기 대비 JTBC는 6.1%P 하락한 수치인데 KBS는 2.4%P 상승했고 MBC는 8.5%P로 가장 높은 상승치를 보였다.‘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뉴스’ 조사에
MBC가 자유한국당의 ‘비례자유한국당’과 관련해 한국당 사무실에 전화한 뒤 “비례자유한국당 번호로 전화하면 한국당이 받는다”고 보도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이 보도는 현재 삭제됐다. 한국당은 해당 보도를 ‘21대 총선 개입 조작방송’으로 규정하고 공직선거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MBC 기자들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9일 “전화해보니 ‘자유한국당입니다’… 이 당의 정체는?”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비례자유한국당은) 한국당의 위성 정당이지만 법적으론 별개의 정당”이라며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자유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와 편성에 개입·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무소속 의원)이 벌금형 1000만원을 확정 받았다.그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벌금형 확정에도 의원직은 유지한다.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거나 그 외 범죄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방송법 위반 혐의의 이 전 수석에게 벌금형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방송법 제정 33년 만에 나온 최초 유죄 확정 판결이다.이 전 수석은 201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새해 첫 아이템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특혜 의혹이었다. 아들 김아무개씨 학술 포스터 표절 및 저자 자격 등 특혜 논란이 핵심이다.이 아이템을 다룬 13일 오후 방송에 반응이 뜨거웠다. 전국 시청률(TNMS) 5.3%를 기록했다. 수도권 시청률은 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5월 가수 승리의 성 접대 의혹 방송 이후 최고 수치였다. 기존 진행자 주진우·김의성씨를 지난해 말 교체하며 새 출발을 알린 프로그램으론 나쁘지 않은 성과다.새 진행자로 나선 조승원 MBC 기자는 14일 통화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자녀에게 표절 의혹을 제기한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고소를 예고했다.나 의원은 이날 방송 직전 서울서부지법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MBC가 방송을 예정하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MBC 스트레이트가 집중 보도한 것은 나 의원 아들의 학술 포스터 표절 및 저자 자격 등 의혹이었다. 나 의원 아들 김모씨는 미국 세인트폴 고교에 재학 중이던 2015년 서울대 교수·박사급 연구원들과 학술 포스터 두 편을 국제학술단체에 발표했는데, 다
세계일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기사 제목에 고인을 의미하는 한자 ‘고’(故)를 붙였다가 기사를 삭제했다. 세계일보 온라인뉴스팀은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세계일보는 13일 오후 “故조국 기소 통보 받은 서울대 ‘직위해제 여부 검토 안 해’”라는 제목으로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 사실을 서울대학교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다만 서울대는 검찰의 통보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서울대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을 직위해제할 것인지 궁금증과 논란이 큰 상황에서
검찰과 언론 민낯을 기록하겠다는 목적의 ‘조국 백서’가 나흘 만에 후원 목표액 3억원 모금을 달성했다. 백서 제작에 조국 지지자들 호응이 큰 가운데 스스로를 ‘조국 반대파’로 칭하고 “언론자유가 질식하고 있는 세태를 고발하겠다”는 진보 진영 인사도 나와 주목된다. 먼저 조국백서 추진위원회(위원장 김민웅)는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예상치 못한 뜨거운 참여로 나흘 만에 모금을 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총 9329명이 제작 기부에 참여했다. 추진위는 “조국백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부터 시작된 검찰과 언론의 ‘조국 죽이기’에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