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 언론대학원 교수 클레이 셔키는 “혁명은 한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이 사회에 확산될 때 혁명은 일어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셔키의 표현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확산되는 지금이 바로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일찌감치 지난해부터 “선형(linear) 미디어 시대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주장해 왔다. 독자들이 더 이상 뉴스 공급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체계적으로 뉴스를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9시 TV 뉴스를 기다리지도 않고 다음날 아침 현관 앞에 ...
이선옥님의 미디어오늘 기고 “메갈리안 해고 논란? 이건 여성혐오의 문제가 아닙니다”는 예상했던 대로 엄청난 논쟁을 촉발시켰습니다. 댓글과 항의 전화가 폭주했고 후속 기고도 쏟아졌고요. 미디어오늘은 이 주제와 관련한 기고를 대부분 수용했습니다. 일부 맞춤법 등을 손본 것 외에는 거의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전문 게재했습니다. 공론의 장에서 드러내놓고 논쟁을 펼치고 결론을 도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 이선옥님은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것으로 혐오를 배격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번 넥슨 성우 교체 사건에...
지난해 담배 가격이 80%나 올랐죠. 덕분에 지난해 정부 세수가 4조원 늘었습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애국자라 부를 만하죠. 끊었다 다시 피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 올해는 담배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KT&G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57억원. 이 가운데 4283억원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줬군요. 외국인 주주 비율이 57% 정도니까. 2441억원이 외국으로 빠져나갔군요. 이래저래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어지는 현실입니다. 이 카드뉴스는 특별히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에게 바칩니다.
“여기 남산인데요. 지금 무슨 통신으로 무슨무슨 기사 들어왔죠? 그거 내보내면 안 됩니다. 알았죠?” 남산은 중앙정보부를 말한다. 남산에서 전화를 받으면 편집부는 “무슨무슨 기사 hold”라고 적어놓곤 했다. 그게 이른바 ‘보도지침’이었다. 신아일보 정치부장 출신 김희진씨가 쓴 ‘유신체제와 언론통제’에 따르면 “신문사 편집국에 중앙정보부원이 상주하고 있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됐고 육군 보안사 요원이 자주 들르는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시절에는 중앙정보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걸 ‘라면 먹는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월남 패망’ 발언을 거세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며 “과거 월남이 패망했을 때도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 큰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늘 분노하는 일본 우익의 망언과 같은 격”이라며 “월남 사람 입장에서 보면 ‘미제 침략에 돈 받고 보조원 노릇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강간한 것에 대해 국가 수준에서 사과, 배상하지 않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가 참여하는 전시회 ‘두 어른’ 기자 간담회가 28일(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렸다.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건립추진위원회에서 마련한 전시회는 다음달 5일(화)부터 진행된다. 전시회 ‘두 어른’은 백기완 소장의 붓글씨 36여점과 문정현 신부의 새김판 77여점을 팔아 얻은 수익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집을 지어주자는 취지로 열린다. ‘꿀잠’ 추진위 관계자는 “해고자들이 서울에 올라와 노숙투쟁을 하면 몸을 씻거나 잠을 잘 공간이 없어 한뎃잠을 잔다”면서 “10억 원의...
대기업 임원이 되면 외투와 가방과 우산이 필요없게 된다고 하죠. 기사 달린 차가 나오고 비서도 있고 모든 걸 챙겨주니까요. 10대 그룹의 경우 임원이 될 확률은 남성은 1.13%, 여성은 0.07%라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상장회사 임원들 연봉을 분석했는데요. 몇 가지 통계를 살펴볼까요. 카드뉴스로 구성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성에게 53주의 출산 휴가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실제로 2014년 기준으로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2%밖에 안 됩니다. 64%의 아버지들이 조건만 허락된다면 육아휴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지만 그들이 돌아왔을 때 책상이 남아있을지 모른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죠. 한 번은 직장에 아이를 메고 찾아 온 남편에게 상사가 소리를 쳤습니다. “당신 아내가 잘리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나가시오.” 우리에겐 익숙한 일상이지만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정말 끔찍한 현실입니다. 둔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이상할 정도죠. 영국...
혁신은 마법의 주문이 아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최근 5년 사이 한국 언론에 등장한 가장 큰 혁신은 JTBC 뉴스룸이다. 손석희 사장이 합류하기 전 JTBC 뉴스는 저널리즘의 밑바닥이라 불리는 TV조선이나 채널A와 비교해도 그다지 나을 게 없었다. 형광등 100개를 켜지 않았을 뿐 북한 뉴스로 도배하는 건 예사였고 존재감도 없었다. 동물원 토끼와 인터뷰하는 리포트가 그 시절 JTBC의 ‘흑역사’로 전해 내려올 정도다. JTBC의 도전과 변화는 너도나도 외치는 디지털 혁신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디지털 보다는 ...
클릭 한 번에 언론사는 얼마를 벌까요? 값싼 트래픽에 저널리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좋은 기사는 많이 읽히기 마련이지만 많이 읽히는 기사가 좋은 기사는 아니죠. 좋은 기사가 돈도 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현실이 그렇지 않죠. 트래픽 경쟁의 참담한 현실을 숫자로 풀어봤습니다.
2001년 5월, 미국 월스트리트는 한국에서 날아온 전자우편 한 통이 돌고 돌면서 화제가 됐다. 발신인은 칼라일그룹 한국 사무소 직원인 피터 정, 그가 미국의 친구들에게 보낸 전자우편 제목은 “나는 왕처럼 살고 있다(Living like a king)”였다. 낯 뜨거운 내용이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어. 왜 방이 세 개나 필요하냐고? 좋은 질문이야. 안방은 나와 뜨거운 영계들(chicks)이 앞으로 2년 동안 뒹굴 퀸 사이즈 침대가 있는 곳이지. 두 번째 방은...
사상 최대의 투자자-국가 소송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에 2조1548억원을 투자해 4조6600억원을 챙겨 빠져나갔고 우리 정부를 상대로 43억달러의 투자자-국가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소송에 이기면 네 배 남는 장사가 됩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인데요. 론스타의 잘못을 입증하려면 2003년의 외환은행 매각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당시 매각에 문제가 없었다면 론스타의 철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해야 하고요. 우리 정부의 과실을 인정하고 론스타의 잘못을 따지는 게 맞는 방법...
힐러리 클린턴이 6월6일(현지 시간) 전당대회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함으로써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었다. AP통신은 클린턴이 확보한 2383명 가운데 당연직 슈퍼대의원 571명은 자체 집계한 것이라고 밝혔으므로 그가 넘어선 ‘매직 넘버’가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측은 오는 7월의 전당대회에서 슈퍼대의원 표를 압도적으로 ‘빼앗아 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패배 선언을 하지 않고 있으나,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다음 대선이 민주당 클린턴 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단정한 지 이미...
현충일인 오늘, 조선일보는 1면에 국립 현충원을 상공에서 내려다 본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흔치 않은 각도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드론이 보편화되면서 항공사진도 흔해졌지만, 저렇게 땅을 완전히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사진은 드물다. 하지만 처음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뉴욕타임즈 1면에 항공사진을 종종 게재하는 유명한 사진작가 빈센트 라포레(Vincent Laforet)가 2002년에 찍은 사진이 그런 구도를 하고 있다. 사실 상공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은 라포레라는 이름을 사진계에 널리 알린 시그너쳐...
스위스의 기본소득 도입이 무산됐다. 현지시간으로 5일 스위스는 국민투표 결과 76.9%가 기본소득안에 반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스위스는 모든 성인에게 월 2500스위스프랑(한화 300만원)을 조건 없이 보장하는 기본소득 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렀으나 부결됐다. 월 2500스위스프랑은 스위스의 월 최저생계비(2219스위스프랑)를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당초 기본소득안은 추가로 300만원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복지 혜택을 통합하는 성격이 강해 일부에서는 복지 축소 우려도 적지 않았다. 부자들에...
“국회의원 당선자 여러분. 제발이지 싸우지 마세요. 머슴들이 싸움하면 그 집안 농사 누가 짓습니까.” “저는 말레이곰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자꾸 도망다니지 말레이~.” “김주하 앵커, 우리도 빨리 짜장면 한 그릇씩 먹고 오자고요.” “가수 비가 군대를 간다고 하는군요. LA갈비가 아니라 군대갈비군요.” 그렇다. 신경민 이전에 최일구가 있었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최일구. 2003년 10월, 최일구가 처음 클로징 멘트를 시작하자 언론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이를 테면 이런 비판이 있었다. “뉴스의 기본은 ...
요즘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사진전이 있다면 ‘폐기된 사진의 귀환-FSA 펀치 사진전’인 듯하다. 사실 이 전시 기획자 박상우 교수(중부대 사진과)가 지인이라 1년 전 이에 대한 언급을 들은 바 있다. “상엽씨. FSA 펀치 사진이라고 들어봤수?” 사실 다큐멘터리 하는 사람들에게 FSA(Farm Security Administration, 미농업안정국 이하 FSA)의 30년대 기록 사진 프로젝트는 신화와 같은 것이라 모를 리 없다. “그래? 선택한 사진들 가장자리에 펀치를 뚫었나보지?”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했던 것은 오래...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노 전 대통령이 떠난 지 7년째, 거짓 의혹을 퍼뜨리고 언론을 내세워 모욕을 줬죠. 정치적 동지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괴롭혔고요. 권력을 동원한 청부 살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아무도 그의 죽음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갑론을박이 뜨겁다. ‘여성혐오가 문제냐, 정신질환이 문제냐’가 그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차려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선 연일 논쟁이 벌어졌다. 일베나 오유 등 남초 커뮤니티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찰이 기대되기 보다는 기존의 안티페미니즘 분위기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가해자에게 조현병 증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불운한 환경에서 자랐고, 이렇다 할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그가 자신이 느낀 억압과 열등감, 자기혐오의 근...
때로는 흉악한 살인범도 변호해야 하는 게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옥시를 변호했다는 것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유해성을 숨기고 정부와 사회를 기만하는 데 참여했다면 김앤장 역시 공범입니다. 김앤장이 욕을 먹는 건 단순히 나쁜 기업을 변호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퇴임한 국무총리와 장관, 관리감독 부처의 고위 공무원들을 고문으로 영입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법관과 부장판사,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을 내세워 전관예우의 편법으로 승소율을 높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