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사기관의 방조 하에 성장하던 불법 파견·도급 시장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인 온라인 구인사이트를 만나 더욱 전문화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파견업체의 직업소개소 겸직이 속출하는가 하면 불법 직업소개소가 난립하고 일자리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불법 중개가 활개치고 있었다.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17일 오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파견법 20년, 노동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토론회에서 지난 3개월 간 진행한 민간·공공 직업정보제공기관 공단지역 구인광고 669건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자 파...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가 ‘공공부문 정규직화 중 비정규직 노조가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고 의혹 보도한 조선일보 및 TV조선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지부장 박대성)는 이달 초 조선일보 보도 4건과 TV조선 보도 1건 등 기사 5건의 정정 및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묻는 청구서를 언중위에 냈다. 기사는 △인천공항公 협력업체 간부 조카 4명을 동시에 뽑았다(10월20일 1면) △"인성검사 떨어진 민노총 前간부 아내, 채용방식 바꿔 합격"(같은 달 21일 3면) △인천공항 정...
"끼익, 끼익, 덜그럭, 쿵…" 12월○일 밤 12시, 서울 중구 남산 아래 한 동네 골목길에서 사람 몸 만한 쇠수레가 1분마다 섰다. 환경미화원 박영일(54·가명)씨가 시장 골목골목을 돌며 쓰레기봉투를 수레에 담았다. 12시는 업무 시작 4시간 째다. 0도를 웃돌던 기온은 금세 영하로 떨어져 박씨 입에서 연신 입김이 나왔다. 12년차 수거원 박씨는 12년 간 낮밤이 바뀐 생활을 했다. 오후 5시에 일어나 저녁 7시에 출근해 8시부터 새벽 대여섯시까지 일하는 생활이었다. 친구·지인과 술 한 잔 하는 시간도, 집안 경조사도 못 ...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대사가 스웨덴노총과 면담에서 노동기본권에 후진적 인식을 드러내 스웨덴노총의 빈축을 샀다. 이 대사는 지난 11월 초 스웨덴노총을 초청한 자리에서 노총 관계자들에게 ‘한국 노조 태도를 바꾸는데 스웨덴노총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 노조들은 대화를 거부하고 맨날 거리에서 투쟁을 외치고 파업을 한다. 살트훼바덴 협약 체결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했다. 이에 그 자리에 있던 테레스 구어블린 스웨덴노총 부위원장은 “노조할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업하고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에 연루된 전 대법관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시민사회에서 “법원 스스로 사법적폐 청산을 정면 거부했다”는 규탄이 나왔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가 모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영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규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새벽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두 전 대법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
지난 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외국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발표를 두고 언론은 의료산업 생산성이 증대된다며 환영 입장과 규제완화가 가속화돼 의료공공성이 붕괴한다는 우려 입장으로 극명히 나뉘었다. 원 지사는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대상으로 진료하는 ‘영리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를 내렸다. 영리병원은 기업 등 민간 자본 투자로 설립된 병원으로 투자자가 지분만큼 수익금을 가져간다. 현행법상으론 정부·지방자치단체·학교법인·의료법인·사회복지재단 등 비영리기관만 병원을 세울 수 있고 병원수익을 외부...
직장 내 성폭력이 언론을 통해 크게 공론화된 기업의 후속 대응은 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임원이 성폭력 피해자 말하기대회를 참관하면서 교육받은 기업이 있는 반면, 특별한 개선책 없이 피해자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줘 4년 간 법정 싸움을 벌인 기업도 있었다. 관건은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의지 차이였다. 가구회사 한샘의 대응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샘은 지난 6월 성차별·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대응 매뉴얼 자료집을 완성해 사내 직원 3000여명에게 배포했다. 자료집 이름은 ‘머물고 싶은 공간을 위한 약속’이다. 총 57쪽 분...
1999년 3월4일 영국 글래스고의 학생용 셰어하우스에서 화재가 나 대학생 2명이 사망했다. 화재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창문에 쇠창살이 있어 제대로 대피를 할 수 없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은 5명 이상 거주 시설에 대한 임대등록제를 전면 의무화했다. 안전설비·면적·소음 등 주거기준을 충족해야 면허증을 발급하는 방식이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그렇다면 한국은”이라 물었다. 지난달 9일 발생한 국일고시원 화재처럼 십수년 간 쪽방·고시원의 유사 화재 사고가 반복됐음에도 한국 사회는 방관했다는 지적이다. ‘국일고시원 참사...
대한항공 기내를 청소하는 2차 하청업체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청소노동자에게 자기관리능력, 업무 숙련도 등 불필요한 인사고과 기준을 강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 비행기 내부를 청소하는 2차 용역업체 이케이맨파워(대표 김동규)는 지난달 19일 “2018년 후반기 직원 정기 근무 평정을 실시한다”며 사내 게시판에 직원근무평정표를 붙였다. 5개 평점요소마다 20점씩 배분해 합산하는 식으로 요소당 A~E 등급 점수를 매겼다. 5개 요소는 △책임감 △근면·성실성 △안전의식 △자기관리능력 △업무 숙련도 등이다. 책임감 등급 기준을 보...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정규직화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가 언론중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반론보도를 실었다. 조선미디어그룹이 정규직화 채용비리 논란 보도와 관련해 받은 세 번째 조정 조치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10면(사회면) 최하단에 지난 10월18일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잔치’ 정부·市·노조의 합작비리” 제목의 사설에 대한 반론보도를 실었다. 언중위는 이 사설과 관련한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정정보도 청구에 지난 26일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내리고 반론보도 게재를 명령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노조가 △...
노동자·농민·빈민·청년·이주민 등 각계 시민 1만5천여명(집회 측 추산)이 국회 앞에 모여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역주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선언했다. 전국농민회, 민주노총, 빈민해방실천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이주노조 등 사회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가 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촛불 광장을 점령한 수구보수 세력은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다”며 “오늘 국회를 포위해서 그들이 위임받은 권력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자”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박...
임기 2년 차를 앞둔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 9기 집행부가 사무총국 간부의 집단 사임의사 표명에 따라 이달 초 인사개편을 단행한다. 실장급 간부 중 절반이 교체되고 부설기관장도 포함되는 등 대대적 규모다. 교체가 확실시된 사무총국 간부는 7명이다. 대변인 및 총무실장은 사직서를 냈고 조직쟁의실·미조직전략조직실·노동안전보건실·교육선전실장, 부설기관 교육원장 등 5명은 보직사임서를 제출했다. 조직·총무실 내 국장 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을 합하면 총 10명이 같은 시기 사의 의사를 밝혔다. 대부분 위원장 면담을 거쳐 사직·사임...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63)는 1955년 속초 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가장 노릇을 했다. 딸린 동생 넷과 식구를 부양하느라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고 돈을 벌어야했다. 어선을 타고 공사장에도 나가는 등 생활비를 버는데 자리를 가리지 않았다. 스물여섯부턴 택시를 타며 가정을 꾸렸고, 1985년 첫 딸 유미씨를 낳았다. 그리고 22년 후 딸을 잃었다. 그는 37년차 택시운전사지만 13년은 허수다. 유미씨가 백혈병 확진을 받은 2005년부턴 영업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2005년부터 2년간은 유미씨 간병하...
한 지역공단 중소기업 사장은 수시로 폭언·갑질을 일삼았다. 주로 생산직 남성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서랍장을 걷어차고 서류를 집어던지며 업무를 지시했는데 급기야 여성직원에게까지 같은 행동을 했다. 위협을 느낀 한 직원 신고에 고용노동부는 “체불임금이 생기면 오라”고 했다. 노동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직장갑질119를 찾아가시라”고도 했다. 지난해 겨울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상담한 사례다. 전수경 직장갑질119 활동가는 27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직장 내 괴롭힘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본 뒤 “‘직장 내 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가시화되기 전 산재 불승인 됐던 직업병 의심 피해자가 “9년 전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아달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지난 9년간 논란이 확대되면서 밝혀진 과학적·법리적 지식을 반영하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2005년 뇌종양 확진을 받고 13년 간 산재 인정 싸움을 해온 한혜경씨(40)는 지난 10월16일 근로복지공단 수원지사에 요양급여 신청서를 재접수했다. 2009년 3월 평택지사에 최초 산재 신청을 한지 9년 만이다. 2009년은 백혈병 등 삼성전자 반도체·L...
23일 반올림과 삼성전자 간 조정이 공식 타결되기까지 11년이 걸렸다. 대화가 시작된 시점은 2013년, 반올림이 ‘산재 인정 운동’을 시작한 지 6년째였다. 이마저 2015년 9월 무산돼 실제 대화 기간은 2년이 채 안된다. 지금의 합의는 2018년 7월, 뇌물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석방 후에야 본격 재개됐다. 반올림의 11년은 삼성·고용노동부·법원·경찰·언론과 싸워온 시간이었다. ① 2007년 11월20일 반올림 결성, 보도 고작 5곳 “삼성전자반도체 기흥공장 노동자들이 백혈병으로 쓰러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강사들이 자회사 일방강행에 따른 대량해고에 맞서 집단 단식에 들어간 가운데 22일 하루에만 3명이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비정규직 강사 42명이 집단단식 중이고 90명이 청와대 노숙농성에 들어갔지만 고용노동부의 자회사 설립 의지가 강해 노사 간 교섭은 막혀 있다. 강사 김아무개씨(32), 박아무개씨(30) 등 2명이 22일 오후 12시반께 호흡곤란, 심박수 증가로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강사 160명과 함께 ‘직접고용 지원서 제출 투쟁’에 함께했다. 잡월드가 거부한 직...
지난 21일 전국 14개 시·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를 두고 언론들의 노·사·정 셈법을 둘러싼 고민 수준이 확연히 갈렸다. 조선·중앙·동아·국민·세계일보에선 노·정, 노·사 간 권력관계 반영이나 노동계 상황에 대한 해설을 찾을 수 없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21일 조합원 16만여명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개혁 등 사회안전망 강화를 요구하며 4시간 이상 동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총 4만여명이 14개 시·도에서 총파업대회 집회를 열었고 그 중 1만여명이 ...
전국 14개 지역 민주노총 조합원 16만여명이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와 노조할 권리 쟁취를 요구하며 동시 경고파업을 벌였다. 1만여명이 모인 국회 앞 집회에선 “노동법 개악을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는 오늘로 촛불정부가 아님을 선포한다”는 구호가 나왔다. 민주노총은 21일 오후 서울 국회 앞을 비롯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적폐청산·노조할 권리·사회대개혁 11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전국 4만여명 조합원이 참가했고 국회 앞에만 서울·경기 1만여명 조합원이 모였다. 금속노조 109개 사업장 13만여명 등 총 16만여명 조...
언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2년 넘게 간과했다. 2015년 상반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부터 2016년 4월 삼바 감사보고서(2015년) 공시, 2016년 말 삼바 상장 시점까지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 이 와중 여론은 경제지·보수언론이 선점했다. 경제지는 삼바 경영 상황을 축제처럼 그렸다. 삼바는 “이재용의 승부수”이자 상장 후 삼성에 글로벌 1위를 안겨다 줄 “2~3조원 실탄”이었다. 2년 내리 ‘세계 경제가 삼바를 주목’하고 ‘세계적 제약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장밋빛 전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