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해도 보도의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고 진실한 사실 혹은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상당성)가 있으면 위법하지 않다는 게 우리 대법원의 판례다. 언론보도 명예훼손 사건은 원고 즉 언론보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피해 정도에 대한 입증을, 피고 언론매체 기자에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에 대한 입증을 요구한다. 두가지 판결을 들어보자.2004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전여옥은 오마이뉴스에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마이뉴스는 전여옥이 쓴 ‘일본은 없다’라는
얼마 전 좋은 교육자이자 교육행정가였던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다. 난민(아프간 특별기여자)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첫 등교길을 함께 걸었던 교육감,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공교육에 포괄적성교육을 도입하고 실행한 교육감, 울산광역시 교육감 노옥희 선생이다.지역주민들이 난민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먼저 난민들의 곁으로 갔다. 가르치려 들지 않았고, 먼저 몸으로 보여주었다. 포괄적성교육에 대한 부정확하고 부족한 정보,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성교육
“당신은 부자인가요?”라는 질문을 총자산 100억 원인 사람에게 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거의 1/4에 달하는 사람이 “나는 부자가 아닙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총자산이 50억 원~100억 원 사이에 있는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무려 절반(44%)에 가까운 사람이 부자라고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50억 원이라는 돈은 매년 1억 원씩 저축해도 50년이 걸리는 돈이다. 주변에 억대 연봉 근로소득자는 간혹 있지만, 억대 연봉을 50년 가까이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 내가 자산이 50억 원이 있으면 나는
우리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 선전과 함께 회사에 활기가 돈다. 지난 2022년 한 해를 돌아보면 각종 재난이 끊이지 않아 뉴스를 전하는 보도국 온도는 특히 늘 얼음장 같았는데, 축구 소식 덕에 큐시트 블록에 모처럼 뜨거운 열정이 차오른다. 카타르 월드컵 소식은 서울 본사에서 현지 영상을 받아 제작하기도 하지만, 현지에 파견된 기자들이 제작한 리포트에서는 그만이 전할 수 있는 생동감이 살아 숨 쉰다. 늘 하던 방식으로, 비슷한 음향장비로 목소리를 녹음해 리포트를 제작해도 현지의 설렘이 기자 목소리에 녹아들어 톤부터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언론계에서 조용한 이슈가 있다. 신문사들이 공공기관의 광고를 의뢰받았는데 지면엔 엉뚱한 광고가 실린다. 신문사가 광고를 내기로 하고 받아간 돈은 국민 세금이다. 유령광고 혹은 도둑광고 사태로 불릴만한 일이 벌어졌다. 미디어오늘은 구체적인 실태 그리고 해결책 모색까지 도둑광고 문제를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독자권익위원회는 관련 보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강화한 개념의 용어가 필요하다며 ‘부실광고’ ‘세금광고’ ‘노쇼광고’ ‘선물광고’ ‘탈세광고’ 등의 용어 사용을 제안했다. 어떤 말이라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명확하다. 권언유착
10월29일은 지방자치의 날입니다.지방자치의 정착이라는 공보처의 설립 취지를 통해 탄생했기에 지역민방이 느끼는 지방자치는 남다르다고 합니다.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의 위기, 강한 구심력에 비해 약한 원심력. 어디서부터 해법을 찾고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까요?지역방송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지역민방 9개사는 10월24일부터 30일까지 한주를 지방자치 주간으로 정하고 기획보도, 특집 대담, 캠페인 등의 제작 편성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본지에는 릴레이 기고를 희망해왔습니다.미디어오늘은 기
배우 윤석열. 행여 발끈할 일이 아니다. 대선 후보시절 그가 자처한 말이다. 문화방송을 공격하듯 울뚝밸 치밀 일도 아니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거나 비판할 때 목적은 타도가 아니다. 권력을 쥐면 누구나 지니게 마련인 오만함에 성찰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윤 대통령은 12월4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장관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6일 민노총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며 “근로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파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조직적으로 불법과 폭력을 행사하는 세력과는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하지 않겠다”며 ‘업무
11월24일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1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첫날부터 강경 대응 방침 기조를 보이며 11월29일엔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해 노정 간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언론 역시 화물연대 총파업을 주요하게 다루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평소 언론의 노동 관련 이슈 주목도가 낮은 점에서 지금의 뜨거운 관심은 놀라운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
미디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직간접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직접 만나기도 하고, 언론 보도 또는 여러 재판 기록이나 각종 보고서 속에서 당신들을 만납니다. 어느덧 2022년이 한 달 남았습니다. 올해 어떻게 지내셨나요? 잘 계시나요? 안녕하신가요? 혹시 일하는 사업장에서 임금 및 단체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건 아닌지요? 교섭 과정 중에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요? 아니면 매각 또는 분사 등으로 고용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못된 상사가 있어 내일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은 상황은 아니신지요? 이런저
일하는 방식의 변화, 정보를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 디지털 기술의 영향, 직업과 관련된 불안정성…. 언론인이라는 직업은 전 사회를 휩쓰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점점 더 세지는 업무강도, 상대적 박탈감, 직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등으로 인해 주니어 기자들이 언론사를 떠나는 현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0월4일 파리에서는 젊은 언론인의 교육 및 고용에 관한 대토론회가 처음 열렸다. 이 직업에 희망을 잃은 젊은 (예비) 언론인의 직업에 대한 진입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문화부의 지원을
몇 년 전, 한국의 ‘먹방’이 화제가 되면서 몇몇 해외 언론은 푸드 포르노를 소환하였다. BBC의 (2015)은 수 천 명의 시청자 앞에서 단지 먹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한국의 인터넷 방송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는 일종의 “관음증 혹은 푸드 포르노”인지 묻는다. CNN의
모두의 삶과 연결된 화물운송 노동자의 삶화물운송 노동자의 과로, 과적, 과속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망사고는 매년 700건에 달한다. 매일 2건씩 일어나는 셈이다. 커다란 화물차들이 졸음운전 때문에 중앙선을 넘어 자기 앞으로 달려오는 모습을 상상만 해보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화물운송 노동자의 과로는 그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다. 화물운송 노동자들이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다면 그들만 죽는 게 아니다.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과로는 도로 위의 흉기가 된다. 또한 현대사회의 경제시스템은 화물 운송의 의존도가 높아, 화물운송이 더 이
친구를 꼬셨다. 학교 실습실에 있는 컴퓨터를 훔쳐서 팔자고. 그 돈으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서, 나는 꿈꾸던 예술가가 되고 너는 미항공우주국(NASA)에 취직하면 된다고. 아직 철이 덜 든 청소년쯤 된 아이들의 생각인가 싶지만, 실은 그보다도 어린 초등학생 두 명이 작당이 되어 벌이는 맹랑한 모의다. 한 명은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백인 어린이 폴(뱅크스 레페타), 다른 한 명은 아동보호시설 입소를 거부하고 은신 중인 흑인 어린이 죠니(제일린 웹)다.두 어린이가 받아들인 운명의 무게는 같지 않다. 그걸 깨닫는 과정의 성장통을 말하
태극마크를 달고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IPSC) 핸드건 월드슛 대회’에 출전했던 코미디언 김민경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총점 663점으로 345명 중 106등. 여성부 기준 52명 중 19등을 기록했다. 사격을 접한 지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더니, 처음 나간 세계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실용사격은 야외에서 코스에 맞춰 이동하며 표적 명중시키는 것으로, 소위 ‘올림픽 사격’과는 다르다. 오히려 ‘전투사격’, ‘실전 사격’에 가까운데, 때문에 IPSC 대회에는 전·현직 특수부대원도 자주 출전한다고 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이다. 그의 얼굴은 잘 몰라도 그의 이름을 딴 ‘스트라이샌드 효과’라는 말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무위키는 “미국에서의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웬만한 중노년을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신문에서의 인용 등을 통해 더 잘 알려져 있다”라고까지 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상대방이 숨기려 하는 정보가 있다면 오히려 그 정보를 캐려는 사람들의 심리로 인해 역확산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002년 사진작가 애들먼은 캘리포니아 주정부 지원을 받아 해안침식 사
자본권력, 정치권력의 '좋은’ 파트너 FIFA지구촌 최대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이 긴 코로나 방역 상황 가운데 다시 시작되었다. 오랜 거리두기에 지친 많은 시민들이 즐거움을 찾아 월드컵 경기를 보고 있다. 분노와 무력감만 가득한 각자도생의 삶 가운데서, 월드컵이 단비와 같은 축제가 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언제나 그랬듯, 자본과 정치권력과 결탁한 국제축구연맹이 철저하게 자본과 정치권력의 이권을 고려하여 만들고 있는 배제의 축제라는 점이다. 국제축구연맹은 ‘월드컵은 정치적이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늘 너무나도 정치적인 행보를 보여
서울 이태원 좁은 골목길에서 156명의 고귀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신고 전화를 묵살한 치안 체계와 행정당국의 안전 불감증이 뒤섞인 명백한 인재였다. 그럼에도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대목이 있다. ‘야심한 시각, 무슨 이유로 13만 명이 넘는 인파가 자발적으로 서울 이태원으로 모여 들었는가’ 하는 점이다. 숨진 이들의 3분의 2는 20대 청년이고, 3분 1은 비수도권 거주자라고 했다. 서양에서 뿌리 내린 행사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풍경을 40대 중반의 기성세대로서 쉽게 이해하긴 힘든 게 사실이었다. 서양 문화가 짙게 배인 이
중학교 2학년 때 얘기다. 쉬는 시간이 되면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무용담을 내놓는다. “어제 우리 학교 짱이 싸우는 것을 봤는데 이단 날라차기가…”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이단 날라차기가 실전에서 유효하게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중2 남자애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으려면 과장이 필요하다. 싸움 이야기는 선악을 확실히 나누어 말해야 한다. 우리 학교 짱이(당시엔 일진이라는 단어는 없고 짱이라는 단어를 썼다) 다른 학교 짱을 멋지게 이겼다는 과장된 말이 가장 인기가 좋다.요즘, 국회에서 예산 심의가 한참이다. 여야가 서로 예산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처음으로 유가족이 공개 입장을 밝혔습니다. 11월2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는데요.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마친 후 6명의 유가족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심경과 입장에 대해 밝혔습니다.‘10·29 참사’ 대응 테스크포스(TF)팀장인 윤복남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진상·책임 규명 △피해자 참여 보장 △피해자 소통 보장 및 인도적 조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시설 마련 △2차 가
윤석열 대통령의 4박 5일간 동남아 해외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주최국이 준비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참여 대신 개인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김 여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12일(현지시간)에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를 방문했는데요. 대통령실이 공개한 김 여사가 아이를 안고 찍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과거 소말리아 유니세프를 방문한 오드리 햅번을 연상시킨다는 이야기와 함께 ‘빈곤 포르노’라며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습니다. ‘빈곤 포르노’는 기부·모금 캠페인이나 미디어에서 빈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대중의 동정심을 불러일으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