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대상, 주체성의 제거라는 폭력문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잘못된 만남”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여성의 몸은 상품화되었고 성적으로 끊임없이 욕망되지만 주체성이 없는 존재로서 머물기를 요구받는다. 그런 요구를 가장 심하게 받는 집단들 중 여성 아이돌이 있다. 여성 아이돌이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주체성을 가지고 살고자 하거나,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페미니스트로 ‘오해’라도 받았던 이들은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내몰렸다. 수많은 여성들의 죽음 앞에 한국 사회는 여전히 사회문화적으로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를 위한 계기를 갖지 못한 까닭에, 여전히 많은 여성들은 일상에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간다. 성이라는 것은 인간이 갖는 정체성이자 관계맺기를 통해 유의미하게 작용하는 것이지만, 오늘날 이 사회는 성을 상품으로서 소비하도록 만드는 까닭에 ‘가부장제 자본주의’는 여성을 끊임없이 인격과 분리된 ‘몸뚱아리’라는 대상으로 존재하게 만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파업을 ‘북핵’ 위협에 빗댔다. 권리를 요구하는 노동자는 국민이 아니라고 선언한 대표적 방증이다. 정부는 화물 노동자의 안전과 생계의 불안을 먹잇감 삼아 노조혐오 여론전과 공안 몰이에 나섰다. 국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시장 원리에 전적으로 맡겨 생명‧안전을 수호하는 국가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겠단다. 여기, 국가 책임은 실종됐다.안전운임 제도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한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총공세는 ‘법과 원칙’에 입각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검사 출신 대통령이 ‘무법천지’의 구현자가 됐다. 두 차례에 걸친
주변에 부자 몇 명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 사람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첫째,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서 둘째, 사업이 잘돼서 셋째, 부동산이 올라서 넷째, 주식이 올라서 다섯째, 상속을 많이 받아서. 이 중에서 가장 드문 사례는 첫 번째 케이스다. 나보다 월급을 많이 버는 사람은 많이 있지만 월급만 모아서 수십억 원의 자산을 모은 부자는 흔치 않다. 그래서 주변의 부자들의 소득의 원천은 근로소득 보다는 자산소득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어떤 부자가 가장 부러울까? 월급을 모아서 된 부자는 그렇게 부럽지 않다. 부동산이나 주식이 올라서
‘크런치 모드’란 말이 있다.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신제품 출시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몰아 일하고 쉬면 되지. 늘 그렇게 일하는 건 아니잖아? 이럴 때도 있는 거지. 돈으로 다 보상해줄게. 노동자를 회유하는 여러 달콤한 말들로 비상식적인 과노동은 업계의 상식이 됐다. ‘크런치 모드’는 소프트웨어 업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촉박한 제작 일정, 빠듯한 제작비, 들쭉날쭉한 스타의 스케줄까지. 제작 현장에서 스태프 노동권보다 중요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월21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및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2023년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그중 노동개혁이 최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며 엄격한 법 집행을 주문했습니다. 언론사별 엇갈린 평가…노조 때리기 VS 회계투명성 강화1.jpg△ 윤석열 대통령 ‘노조 부패’ 발언, 언론사별 엇갈린 평가(12/22~12/23) 윤 대통령이 ‘노조 부패’를 주장하며 노동개혁을 최
본지 위 제목의 보도에 대해 공정언론국민연대 측에서는 “언론노조의 주장은 본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민주당과 언론노조가 개정하려는 공영방송사 지배구조개선법의 핵심 내용은 공영방송사 사장을 선출하는 위원 절대 다수가 친언론노조와 친민주당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2월21일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센터 준공식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언론은 이재용 회장의 베트남 출장 목적, 삼성전자 베트남 투자 현황과 운영 등에 관해 상세히 보도하며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 해외투자인 만큼 보도가치는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삼성의 베트남 투자보다 이 회장의 패션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핵인싸’ 이재용” ‘완판남’ 만드는 언론이 회장의 베트남 출장길 패션에 가장 먼저 집중한 언론은 서울경제입니다.
본사는 2019년 4월2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검찰 “방정오, 장자연에 ‘네가 그렇게 비싸’ 문자” 조사’라는 제목으로 ‘검찰 과거사위원회 대검 진상조사단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가 고 장자연씨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 중이다. 방 전 대표가 장씨에게 문자를 보냈고 그 구체적인 문자 내용에 대한 진술이 나왔다고 알려진 건 처음이다. 조사단은 2008년~2009년 사이 방 전 대표가 장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고, 실제 만난 것으로 의심된다는 복수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다. 이들의 진술 중에는 방 전 대
화물연대 총파업이 16일 동안 진행되었고 종료되었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약간 올랐고, 나는 여드레째 곡기를 끊고 단식 중이니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드려야 하겠습니다. 대통령께서 국민 갈등의 중심에서 “법과 원칙의 승리”라고 표현하셨기에 저 또한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드린다.”고 표현해 봤습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에 ‘백기투항’했다는 경제계의 비판을 삼켜가며 한국무역협회 이관섭 상근 부회장을 국정기획수석으로 맞이한 보람이 좀 있으셨습니까?대통령의 지지율 3%를 올리기 위해 화물노동자가 흘린 눈물과 피는 너무 무겁습니다. 한
지역언론을 향한 양극단의 시선이 존재한다. 한쪽은 지역언론의 생존권 문제이고, 다른 한쪽은 지역언론의 못된 짓이다. 지역민에 소구력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생존을 도모하거나 사랑받는 매체로 거듭나는 사례가 있는 반면 여전히 지역에서 '유지'로 군림하며 사주 이익을 위해 온갖 갑질을 하는 사례가 있다. 최근 지역매체의 분투기가 주목을 받고 콘텐츠가 환영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시선이 호의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이런 노력을 갉아먹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키는 듯한 행태이다. 지역언론의 어려움은 깊고 오래됐다. 해법
머슴. 더러 오해하지만 노비나 하인이 아니다. 부농이나 지주에 고용되어 일을 해 주고 품삯을 받는 사내를 이른다. 1980년대까지 전체 농업 노동 가운데 0.6%를 차지했다. 노동인들의 권리 의식이 보편화하면서 시나브로 사라졌다. 참 흥미롭게도 머슴은 정가에서 부활했다. 민주화 이후 선거에 나서며 머슴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나타났다. 가장 강렬하게 머슴을 자임한 후보가 윤석열이다. 3월 7일 안산에서 “모든 선출직·임명직 공직자가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머슴이 되는 게 민주주의”라며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자나 깨나 ‘어떻게 하면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를 앞둔 12월14일 이태원 광장에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시민분향소)가 설치됐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유가족 의사를 묻지 않고 영정·위패도 없이 추모공간을 운영하고 지금도 별다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 않은 정부를 대신해 직접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진정한 추모를 시작했습니다.시민분향소에는 유가족이 동의한 희생자 79명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되고, 이름만 공개한 희생자 17명과 비공개한 희생자를 국화꽃으로 대신해 모셨습니다(12월16일
‘D&I 유행’ 따라잡기 급급한 기업 이제는 기업의 유일한 목표가 잉여자본의 극대화가 될 수 없는 세상이다. 기업도 결국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경제 공동체인 까닭에 인간과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기업의 책무이자 목표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노동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소비자가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도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의 기본값이 윤리적 소비가 될 수 있도록 하며, 환경이 지금 당장의 이윤창출만을 위해 착취되고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은
공공뉴스포털에 대한 논의를 환영한다. 우리에게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안 포털이 필요하다는 수준을 넘어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첫 번째 질문. 언론사들이 모여서 새로운 포털 사이트를 만들면 떠났던 독자들이 몰려올까.두 번째 질문. 그 새로운 포털은 네이버나 다음과 무엇이 다를까.세 번째 질문. 그 새로운 포털은 위기의 저널리즘을 구원할 수 있을까. 세 가지 질문은 모두 연결돼 있다. 네이버나 다음과 확실하게 다른 뭔가를 보여줄 수 없다면 새로운 포털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독자들의 불만은 뉴스에
미국의 ’부동산 세금‘(estate tax)은 200만 달러 이상의 상속자에게 부과되었다. 아들 부시 행정부(2001~2009년)는 이를 ‘사망세’(death tax)로 명명해 부정적 낙인을 찍고 대중을 현혹시켜 부자 감세를 관철시켰다. 석유기업, 자동차 회사 등의 책임 주체가 연상되는 ‘지구 온난화’는 자연의 변덕처럼 느껴지는 ‘기후 변화’로 대체되었다. 영화 (애덤 메케이 감독, 2018)는 홍보 전문가 프랭크 런츠가 이 작업들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지목하는데, 개인적으로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2008년
올해 영화평론가 사이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는 누가 뭐래도 ‘헤어질 결심’이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형사 해준(박해일)의 시점에서 한 번, 용의선상에 오른 서래(탕웨이)의 시점에서 다시 한번, 시차를 두고 벌어지는 독특한 사랑을 추리극의 형식 안에서 풀어냈다. “마침내”,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와 같은 유행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마니아 관객층도 형성했다. 다만 무려 18년 만에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닌 작품을 내놓은 박찬욱 감독이 공히 대중적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데 비하면, 189만 명이라는 관객은 분명 만족스러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50여 일이 지났으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시작도 못했습니다. ‘셀프 수사’란 지적에도 참사 책임자를 가리겠다며 시작된 경찰 수사는 수렁에 빠졌고, 국회 국정조사는 전체 45일 일정 중 3분의 1을 성과 없이 보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치인들의 2차 가해 발언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이자 경북 김천 지역구 송언석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근거 없이 ‘압사 외에 다른 사고 원인’을 제기했고, 대표적 ‘윤석열 핵심 관계자(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2월10일 출범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유가족협의회 출범 소식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대한 언론 보도는 어떠했을까요?중앙일보‧한국경제, 유가족협의회 출범 무보도민주언론시민연합은 12월12일부터 15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12월 9일 파업 철회 후 현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정부가 두 차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며 강경 대응에 나서자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파업 종료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파업 종료 사흘 만인 12월 12일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정부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약속이 파기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입니다.정부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을 합의했고, 화물연대 파업을 앞둔 11월
언론보도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해도 보도의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고 진실한 사실 혹은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상당성)가 있으면 위법하지 않다는 게 우리 대법원의 판례다. 언론보도 명예훼손 사건은 원고 즉 언론보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피해 정도에 대한 입증을, 피고 언론매체 기자에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에 대한 입증을 요구한다. 두가지 판결을 들어보자.2004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전여옥은 오마이뉴스에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마이뉴스는 전여옥이 쓴 ‘일본은 없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