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민주당과 가깝다’ 혹은 ‘방송단체의 경우 민주당과 가까운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경우가 많다’라는 문장이 있다. 최초 이런 문장을 구사하는 발화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가 아니다. 노동조합과 특정 정당이 무슨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고전적 의미의 저널리즘 관점에서 팩트는 살아남고 사실관계를 뒤틀어 만든 해석과 주장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지만 프레임으로 굳어지면 그걸 깨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프레임 개념을 만든 조지 레이코프 미국 버클리대 교수가 자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으로 전사한 장병 55명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의 뜻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며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일본에 사과 요구하는데, 북한엔 왜 사과 요구 못하나”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부근 해상에서 대한민
무식하면 용감하단 말은 괜히 나오지 않았다. 살면서 누구나 그런 이를 마주쳤을 터다. 그런데 조금 알면 더 용감하다. 줄줄이 나타난 무리를 보라. 국힘당 의원 한무경은 국회에서 “한일합방은 누구의 잘못이냐하는, 예스냐 노냐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자”면서 “우리가 힘이 없어서 당한 것”이란다. 그는 문헌학 박사다. 그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정진석은 “제발 좀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잔다. 그는 기자 출신이다. 중앙일보 “두 원로의 기억 속 일제” 칼럼은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와 박정희 비서실장 김정렴을 내세운 뒤 “역사를
올 초 해외 언론에 잇달아 새로운 자리가 생겨났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의 ‘접근성 엔지니어’,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신설한 ‘인공지능(AI) 에디터’다. 각사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당연히 다르지만, 전통 뉴스룸이 각자의 방식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접근성 엔지니어(Accessibility Engineer)는 지난 1월 말 워싱턴포스트(이하 WP)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보직이다. 명칭에서 드러나듯 뉴스를 비롯한 WP 콘텐츠 전반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을 한다. 접근성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1990년대 만화 잡지를 즐겨 보았던 독자라면, 2000년대 한국 애니메이션을 제법 봤던 시청자였다면, 설사 둘 다 아니더라도 유튜브 등 SNS로 유포되는 각종 유행에 익숙하다면 ‘검정 고무신’이라는 작품은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닐 것이다. 스토리 작가 도래미(본명 이영일), 그림 작가 이우영이 공동으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대원씨아이의 만화 잡지 ‘코믹 챔프’에 연재한 만화는 2020년대 현재까지도 다양한 세대들에게 고른 인지도를 지닌 하나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다.1960-70년대를 배경으로 과거를 회고하는 성격의 작품이었기에
일본에는 ‘조선학교’가 있다. 북한 정권이 예산을 지원하고,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가 운영한다.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교실에 걸어두고 북한식 사상을 배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당연히 ‘북한학교’라고 표현할 법도 한데, 우리는 이를 여전히 ‘조선학교’라고 부른다.그건 조선학교의 뿌리가 북한 사람이 아니라, 분단 전 일본으로 징용 간 ‘조선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1세대 재일조선인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10명 중 8명의 고향이 지금의 남한이었다는 이들은 생업을 위해 해방 이후에도 일본에 남게 되고, 우리말과 역사를 가르
사유재산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은 개인에게 귀속된다. 사유재산이 처음부터 당연하지는 않았다. 초기 자본주의는 종교와 신분제에 맞선 혁명적 힘이었다. 신분 세습된 부는 노동의 산물이 아니기에 부정되었고 교회가 약속한 내세의 평화는 부가 제공하는 세속적 편의로 재조정되었다. 아담 스미스는 분업에 기초한 자유로운 개인의 이윤 추구가 사회 전체의 부를 증진시킨다고 보았다. 자본주의는 신분으로부터 해방된, 종교적 예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을 요청했다. 이로부터 사적인 것의 출현이 함께했다. 사유재산, 사생활,
일본 정부는 1945년 8월 6, 9일 두 번의 미군 원폭 투하와 소련의 참전으로 궁지에 몰리자 8월 14일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겠다고 미국과 영국에 통보했다. 8월 15일 일본 천왕 히로히토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쟁이 끝났음을 자기네 국민에게 알렸으며 일본 정부는 8월 16일 일본군에 교전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공식적인 일본의 항복 조인식은 1945년 9월 2일 도쿄 만에 정박한 전함 미주리호 선상에서 맥아더 장군과 일본 외상, 일본군 사령관이 항복문서에 서명하면서 이뤄졌다.맥아더는 미군이 서울에 진입해서
미디어오늘 사장추천위원회가 이희정 전 한국일보 미디어전략실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미디어오늘 사장추천위원회는 3월2일부터 15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공모하고, 응모한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를 거쳐 3월24일 이희정 후보를 최종 선출했다.이희정 차기 대표이사는 오는 3월29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쳐 3년 임기의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한다. 이희정 차기 대표이사는 미디어오늘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임하게 된다.이희정 차기 대표이사는 1991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디지털부문장, 미디어전략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16~17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배상안을 내놓은 직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열리는 회담인 만큼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와 화답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 전체를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진로이즈백+에비스’ 폭탄주는 “한일 우호의 맛” 2차 만찬.jpg△ 한일 정상이 마신 폭탄주에 집중한
윤석열 대통령이 3월 16~17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배상안을 내놓은 직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열리는 회담인 만큼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와 화답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 전체를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매일경제 “배상안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 한국경제 “미국도 환영”한일정상회담 평가는 논조에 따라 극
미국은 1942년부터 1945년까지 태평양 전쟁 이후 한반도에 대해 연합국과 협의해 식탁통치를 실시한 뒤 적절한 절차를 거쳐 독립하게 만든다는 원칙을 세우고 포츠담, 카이로 회담 등에서 영국, 중국, 소련 등과 협의했다.미국은 일본이 붕괴 또는 항복한 이후의 한반도 점령정책을 1942년부터 미 국무부 등 연방정부 차원에서 논의 결정하고 태평양전쟁 종전이 임박하면서 미 대통령 – 미 전쟁부 – 미 합동참모본부 – 맥아더라는 지휘계통을 통해 미군에게 통고되어 집행했다. 미국은 당시 사회주의 국가 소련이 유럽에서 독일을 점령하는 등 위세
지난 2017년 12월20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기자들 사이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정상회담 성과(한반도 전쟁 불가와 대화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등)를 부각하려고 했지만 출입기자단은 정상회담 형식 문제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중국이 우리 정부 정상을 홀대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국 정부 인사와 식사를 하지 못하고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을 한 것도 홀대론의 근거라고 꼬집었다. 세차례 이상 대통령 혼밥 관련 질의가 이어지고 급기야 “식사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
미 합동참모본부는 태평양전쟁종전 1년 전인 1944년 8월 합동전쟁준비위원회에 일본군 철수나 일본 정부의 붕괴나 항복에 대비해 일본이 점거하고 있는 전략 요충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규슈와 혼슈에 대략적인 침공계획이 완성된 시점에서도 아무 것도 추진된 것이 없었다.
대체 누가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을 했었을까. 지난 3월8일 신카이 마코토의 새로운 작품이자, 지난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후보로 오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 개봉하며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에 전례 없는 모습이 벌어지고 있다. 일찌감치 1월부터 장기간 한국 영화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연출·각본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보다 일주일 빨리 개봉한 TV 에피소드의 모음집이자 선행 상영이기도 한 ‘귀멸의 칼날 :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와 더불어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스스로 예언자라고 주장한 네 명의 메시아,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열풍이 거세다.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넷플릭스 한국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고, 홍콩을 비롯한 해외 반응도 뜨겁다.공개 후 대중의 공분을 사며 이례적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 가 다룬 사건 중 상당수는 등 여러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바 있다. 새로운 것 없는 이야기가 새로운
세상일은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파악한 세상은 납작하다. 언론에서 만들어진 선악 이분법 세상을 입체적으로 판단해보도록 하자.# 장면 1. 반도체 세액공제는 지난 연말에 여야 협의를 통해 확대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세액공제를 국회에 요구한 이후 반도체 세액공제를 추가할지 여부가 논란이다. 언론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위해 추가 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특정 기업의 특혜로 국가 재정에 부담 발생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 둘 중에 어느 의견이 맞을까? 정답은 이 둘 사이가 아니라 바깥에 있을 수 있다.
맥아더는 미주리 함에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들인 뒤 본국 정부의 명령을 받아 미군이 남한을 점령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맥아더에게 남한 점령은 일본 본토 점령에 비해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했다. 미군은 남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공산주의로부터 지켜낸다는 목적이었지만 결국 한반도가 냉전기간 동안 미소가 정면 격돌하는 현장이 되고 말았다< Michael C. Sandusky, America's Parallel (Alexandria, Va.: Old Dominion Press, 1983. Irving Matray, The Rel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전 모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 전 모 씨는 이재명 대표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인물로 ‘성남FC 사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재판에서 고인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갔다는 증언이 나오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고인의 유서는 유족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론엔 ‘단독’이라며 유서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동시에 이재명 대표와 주변 인물의 사망을 연관 지어 ‘의문의 죽음이 이어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및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 전아무개씨의 유서 내용이 정치공방 소재로 뜨겁다. 당 대표 측근의 죽음이라는 점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된 해석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서 내용을 파악해 보도하는 것이 미디어의 지상 최대 과제가 돼버렸다. 큰따옴표 안에 있는 문장으로 보도된 일부 유서 내용을 가지고 이재명 당 대표 대 검찰의 수사 책임으로 양분돼 서로 치고 받는 모양새다. 고인의 죽음이 가리키는 그 무엇을, 유리하게 해석해 포장하고 누구 탓으로 몰아가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을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