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인터넷 포털 시장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인터넷 규제 정책은 국내외로부터 사실상 인터넷 검열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포털 시장에서도 이같은 정책은 높은 벽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가 커지고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면서 광고 매출 또한 급속히 상승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SNS 급속한 증가 요인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대표적인 정책은 2007년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 이후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를 들 수 있다. 2008년에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사건 역시 인터넷 표현의 자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0월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트윗에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했고, 지난해 말에는 한미FTA 찬성의원의 실명이 실린 '낙선송'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각종 인터넷 규제 정책은 온라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면서 국내 포털에 비해 해외 SNS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해외 SNS 대표주자인 페이스북과 트윗은 지난 200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입자가 약 1200만명에 이르고 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월간 순방문자수의 50%에 해당되는 수치다.

해외 SNS의 급속한 증가 요인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뿐 아니라 선거 및 인맥연결에 있어 활용가치가 뛰어남을 지난 미국 대선에서 입증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의 팔로워는 11만 3000명이었는데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4천600명에 그쳤다. 페이스북의 팬 역시 오바마가 310만 명을 확보했지만 매케인은 61만 4천의 팬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다.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과 트윗이 영향력을 입증하면서 세계적인 봄이 일었고,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인터넷 규제 정책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 해외 SNS를 선택했다는 것이 포털 업체들의 판단이다.

해외 SNS서비스에는 인터넷실명제가 적용되지 않고 국내 포털에만 적용돼 국내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 시즌 맞아 광고 매출 상승 기대

하지만 2012년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실명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발맞춰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 넥슨 등이 개인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주민번호를 저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제93조 1항에 대한 한정위헌결정을 내리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온라인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하는 운용기준을 발표했다.

선거법 개정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는 상당부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 포털업체들은 올해 총선과 대선이 모두 치러지는 정치 시즌을 맞아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표현의 확대가 예상되면서 트래픽 유입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해외 SNS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국내 포털과 해외 SNS 사이트의 트래픽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닐슨코리언클릭이 조사한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네이버 블로그와 미디어 다음, 페이스북의 페이지 뷰 추이를 살펴보면 페이스북 페이지 뷰가 절대량으로 늘어나긴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와 미디어 다음은 큰 변화 추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SNS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의 대세는 여전히 국내 포털에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상의 국내 포털과 국내 SNS의 경쟁력도 해외 SNS보다 우위에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통계를 분석하는 '앱순이'가 지난 2011년 12월 앱 사용자 250만 명을 대상으로 이용시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톡이 77.4%로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네이버가 8%, 틱톡이 2.7%, 싸이가 2%를 차지했고, 페이스북은 1.3%에 그쳤다.

다만, 2012년 각종 인터넷 규제 정책이 폐지돼 정치적 표현이 보장되고 정치 시즌을 맞게 되면 인터넷 포털로의 유입이 높아지면서 일정하게 유지된 트래픽이 증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트래픽이 증가되면서 포털의 인터넷 광고매출이 급속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의 광고 매출은 검색 조회수 및 페이지 노출 회수에 기반한 광고클릭회수, 광고 노출회수에 비례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와 2008년 5월 18대 총선 시기에 국내 포털들의 정치 광고 수주는 당시 디스플레이 광고매출액의 약 10% 내외인 20~30억원의 광고특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광고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도 포털이 2012년을 청신호의 해로 바라보는 이유다.

인터넷 광고시장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TV 광고의 48%, 신문광고시장의 57%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2011년에는 TV 광고의 91% 수준까지 성장하고 신문 광고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일기획과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동양증권리서치센터가 공동조사한 매체별 광고시장 규모의 연도별 추이에 따라 2010년 대비 2011년 기준으로 시장 성장률을 예상해보면 TV는 7%, 신문은 5%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인터넷 광고 시장은 약 21%의 성장이 예상된다.

동양증권 이창연 인터넷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 확대가 단지 특정 선거시기에 국한된 정치관련 광고 수주액 증가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 확대는 포털 매체력의 근본적인 증가를 가져와 장기적으로 전체 광고 매출 및 수익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