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열풍은 기성 언론권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언론에서는 다루지 못하거나 파헤치지 못한 이슈들을 '나는꼼수다'에서는 수다를 떨면서 들려준다. 나꼼수를 들으면서 '재미'와 '희열'을 느꼈다는 청취자들의 평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람들이 기성 언론권이 아닌 나꼼수를 비롯한 팟캐스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소스'를 얻고 신뢰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디도스 공격'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은 나꼼수의 위력을 상승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청취자들의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기성 언론권의 보도를 정확하게 보자는 인식까지 심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성 언론 입장에서는 '위기 의식'을 느낄 만하다. 올드미디어인 TV와 신문도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보는 상황이다. 콘텐츠마저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에 뺏긴다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팟캐스트가 친근한 매체라는 점도 열풍을 일으킨 하나의 원인이다. 팟캐스트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다운받을 수 있는 '개인 라디오'와 같다. 기존 공중파 라디오의 경우 생방송 시간에 맞춰서 들어야 하고, 심의를 받기 때문에 주제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팟캐스트는 자신이 설정해 놓으면 언제든지 자동 다운로드 할 수 있다.

30대들의 팟캐스트 청취율이 높은 것은 라디오 세대들에게 팟캐스트가 인기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해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나꼼수’를 설문조사한 결과 30대의 청취 경험이 19.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20대 17.2%, 40대 15.8%, 50대 이상 11.2%로 나타났다. 팟캐스트를 하고 진행하고 있는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라디오 시대는 갔다고 하는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라디오를 어떻게 편하게 듣는 것의 문제였지 라디오 시대가 갔던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음성이 가진 힘이 있고,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타난 사회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이 터지면서 시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직접 정치 참여에 나섰지만 통제가 심해진 현재는 '아이폰(팟캐스트)를 들고 방안에 촛불을 드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꼼수 팀원들이 콘서트를 개최하면 수만명이 모이는 것도 기존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광우병 파동 당시 대규모 촛불 집회를 일으킨 매개체가 포털 다음의 아고라와 같은 인터넷 토론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팟캐스트가 그 공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튠즈 전체 순위에서 뉴스, 정치, 언론 분야 등의 팟캐스트 대부분이 상위에 랭크돼 있는 것도 정치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나꼼수를 비롯해 정치 이슈를 다룬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계에서도 팟캐스트에 주목하고 있다. 트윗과 페이스북 등 SNS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분석하는 작업은 많았지만 라디오 매체의 일종인 팟캐스트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다.

심재웅 숙명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민감한 이슈가 많이 터질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매체들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촛불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냉소주의라고 불릴 만큼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깊었는데 나꼼수와 같은 풍자적 팟캐스트가 정치에 대한 재미를 주고,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면서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적인 전환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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