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V정상화가 여전히 빨간불이다.
5월 10일 현재 CATV를 보고 있는 시청자수는 모두 27만 가구. 이중 스크램블-유선방송국에서 미가입 가구의 시청을 막기 위해 보내는 일종의 장애 전파-을 걸지 않아 무료로 CATV를 보고 있는 13만 가구를 빼면 실제 CATV에 가입, 시청하고 있는 가구는 14만 가구에 불과하다. 가입신청을 해놓고 시청을 하지 못하는 가구도 18만 가구에 달한다.

최근 유선방송협회(이사장 김재기)는 이미 CATV에 가입해놓고 대기하고 있는 가구가 완전하게 방송을 시청하는데는 최대 6개월까지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는 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유혁인)가 10월께에 가면 가입신청을 받은지 1, 2일내에 컨버터를 설치해줄것이라고 밝힌 것보다도 더 늦은 것이다.

CATV 보급사업이 늦어지는 핵심요인은 전송망 설치가 늦어지고 케이블 수신장치인 컨버터가 제때에 보급되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컨버터는 국산화 과정에서 핵심부품인 반도체 칩에 문제가 발생한데다가 일부 핵심부품이 해외 시장에서 가격폭등과 함께 품귀현상을 빚어 문제가 발생했다.

전송망 건설도 만만치 않다. 본격적으로 전송망을 깔아야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가 동절기 굴착공사 금지기간인데다가 인력과 장비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현재의 속도로 보아 전국에 전송망을 다 까는데는 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도 방송구역가구 대비 전송망 구축률을 25%로 잡고 전송망을 설치하고 있기때문에 1차적인 전송망보급 사업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시청자가 가입과 동시에 CATV를 본다는 것은 무리다. 결국 2차 전송망 설치작업이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다.
▶표 참조

업계가 CATV 정상화의 목표치로 잡았던 가입가구 30만이 지난 4월에 넘어섰고 5월부터 유료 방송을 시작했음에도 이처럼 제대로 방송이 되지 않는데 따른 가입 신청자들의 불만이 높다. 일부 지역유선방송사업자들은 이 때문에 수신료 징수를 유보하고 있다.

아직까지 수신료를 받을 만큼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신료를 받다가는 가입자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CATV는 결국 시청자의 기대심리만 불려 놓은 채 시행 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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