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당시 문건 폭로당사자였던 유장호씨(재판중)가 입원했던 동안 늘 국정원 직원이 있었으며, 장자연씨가 자살했던 날부터 국정원 직원과 만났다는 제보자(유씨 회사의 직원있던 사건 관계자)의 증언이 공개됐다.

이 제보자와 인터뷰한 이상호 MBC 기자는 사건 초기부터 국정원이 깊숙이 개입했던 이유에 대해 당시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사건 관련 재판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정권 위기에 직면하자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론을 하기도 했다.

이상호 MBC 기자는 6일 방송된 인터넷방송 ‘손바닥TV’의 ‘X파일 텐트-장자연 사건의 배후를 밝혀라’ 코너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기자는 특히 장자연 사건과 관계돼있는 제보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제보자는 지난 2일 이상호 기자와 인터뷰에서 “유장호씨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제가 스케줄 끝내고 나서 병원에 갔을 때마다 국정원 직원이 있었다”며 “처음에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고, 받은 명함에 그냥 흰색 명함지에 한문으로 이름 세글자가 적혀 있었다. 국정원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진실을 조금은 알만한 입장”이라며 “언젠가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말이 있어 제보했으며, 왜 이런 문건이 만들어졌고, 이런 사건 터지기 전까지 이해당사자들이 사전에 막지 않았을까에 대한 것을 알리고자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는 인터뷰 영상을 보여준 뒤 “이 제보자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분당서에 당시 사건 조서 입수해 살펴보니 경찰은 놀랍게도 이미 국정원 직원이 개입한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조서 내용을 소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제보자는 ‘3월14일 방문한 모 국가기관 담당자와 언제부터 알았나’라는 질의에 “일주일 전”이라고 답한 뒤 “(그 직원이) 핸드폰으로 연락이 와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상호 기자는 “‘3월 14일로부터 일주일 전’이라는 게 중요하다. 그 날은 3월 7일로 이 때부터 국정원 직원과 만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이날은 장자연이 사망하는 날이며, 언론에 보도도 되기 전”이라며 “여기에 진실 숨겨있을 가능성 있다”고 제기했다.

이밖에 이 기자는 “유장호씨와 통화한 결과 유씨 역시 국정원 직원과 만난 것을 인정했고, 제보자로부터 국정원 직원과 만난 사실을 시인받은 자료도 (받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장씨는 3월 7일 자살했고, 6일 뒤인 13일 KBS가 장자연 문건을 보도했었다. 유장호씨가 이어 “장자연은 단순 자살이 아니다. 뭔가있다. 부당함의 맞서서 싸우려다 죽음으로 말한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이 3월 18일이었다. 5일이라는 기간이 빈다. 이 기자는 “제보자가 3월 14일에 병원에서 국정원 직원을 만났고, 일주일 전부터 그 직원과 만나왔다는 것”이라며 “13일 이후 18일까지 5일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이어 중요한 것은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사실”이라며 ‘국내외 보안정보, 기밀보안, 간첩 및 국가 전복자 잡는 일’을 해야 하는 국정원 역할에 벗어나 개입했다는 것을 알고도 경찰이 조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이에 대해 국정원이 “자신들은 개입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가지 추론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3월 5일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이 발생해 제2의 촛불 정국이 우려되고, 정권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5월 18일엔 대법원 판사들 집단 항명 조짐도 있었다”며 “그러나 장자연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신영철 대법관 보도는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 기자는 “이제 공은 국정원이 갖고 있다. 왜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 이밖에 국정원 직원이 또 근무하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있다. 이제 국정원과 청와대가 밝힐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이라며 “이 시간 동안 (이들이 밝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2차로 진전된 보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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