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개국 다큐멘터리 '트로이의 하얀 묵시록'이 방송통신심의원회 심의에서 권고 조치를 받았다.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심의의 첫 결과다. 'A씨 동영상'선정성 보도로 물의를 일으킨 채널A '뉴스 830'에 대해서는 전체회의에 상정해 제재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통심의위원회 28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심의를 벌인 결과 채널A '하얀 묵시록'은 법정제재 조치 보다 낮은 행정 지도성으로 '권고'를 받았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논란이 된 굶주린 개가 개를 잡아먹는 장면에 대한 '하얀 묵시록 그린란드' 제작진을 듣고 방송심의규정 26조(생명의 존중)와 37(충격 혐오감)을 들어 권고 조치를 내렸다. 당초 장면의 잔혹성과 청소년 시간대의 방영이라는 점에서 법정제재 조치가 심도있게 논의됐지만 한풀 꺾인 제재 조치를 결정한 셈이다. 

채널A의 'A씨 동영상' 보도에 관한 심의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회의에서 방송심의 규정상 품위유지 조항에 저촉되는지 유권해석을 맡겼는데도 이날 역시 이견을 보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유권해석상 품위유지조항으로 충분히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방통심의위 법률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제재조치에 반대했다.

여당 추천 엄광석 위원은 "(품위유지 조항으로 제재조치를 하면)그렇게 하다보면 세상에 저촉되지 않는 게 뭐가 있느냐"면서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보도한 것이다. 다만 그것이 선정성 문제가 되니 모자이크 처리한 것이다. 선정성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심의위원회가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부 방송심의소위원장 역시 "법정제재를 했는데 우리한테 소송이 들어오면 무엇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나"면서 "형식 논리로 들어가면 A양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의견 제시'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야당 추천 위원들은 의견진술을 듣고 결정하자고 맞섰다.

장낙인 의원은 "모자이크 처리된 게 의미가 없다. 지속적으로 보여준 부분이 선정성, 품위유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김택곤 위원은 "인터넷에서 인신공격, 명예훼손과 관련된 내용을 퍼와서 방송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폐해가 발생한다. 그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추천위원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채널A 뉴스 보도는 전체회의에 상정해 논의하고 결론을 내기로 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종편 심의 기준을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다. 장낙인 위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상임위원 차원까지는 모르겠는데 아직까지 논의된 적이 없다. 내년 1월말이나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종편 심의 기준은 보도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유료방송의 심의 기준을 적용하는 1안과 전체 장르를 유료방송 수준에 맞추는 2안을 놓고 종편 심의 기준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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