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이 ‘정봉주법’을 발의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민주당은 또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위한 ‘구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아침에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BBK의 진실을 향한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아침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2의 억울한 정봉주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통합당에서는 잘못돼 있는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에 대한 개정을 ‘정봉주 법’으로 명명하고 이것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봉주 의원이 구속되는 배경이 되는 법이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이라며 “(이 법은) 그동안 해석의 범위와 방법을 놓고 여러 차례 논란이 있어 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오늘 아침 미국의 LA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신문들도 ‘대한민국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다. 정봉주 의원의 수감은 바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한 것을 의미한다’는 기사를 여러 곳에서 쓴 바 있다”고 전했다.

원혜영 대표는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정봉주를 감옥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BBK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정봉주 의원만 차디찬 감옥에 갇혀야 하는 이 현실이 너무도 참담하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이어 ‘BBK진상조사위원장 정봉주 구명위원회’를 당내 특별위원회로 설치하고, 위원장에 천정배 전 최고위원을 임명하는 안건을 상정, 의결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해 구속 수감될 예정인 정봉주 전 의원은 “저는 오늘 이명박 BBK의 실소유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구속 수감된다”며 입을 뗐다. 정 전 의원은 이어 “저는 오늘 진실의 제단에 바쳐지지만 제가 구속 수감됨으로 해서 BBK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열릴 것”이라며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다. 그 거짓의 주범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분명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구속되지만 구속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BBK의 진실을 향한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며 “이 투쟁의 끝은 (내년) 4·11 총선에서의 승리, 그리고 내년 12월의 정권탈환으로 이어지리라고 저는 굳게 믿으면서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향해서, 정권 탈환을 향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의원은 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리 민주통합당을 살리고, 저를 구해내는 길”이라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대부분 빨간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영선 의원은 “빨간색은 정봉주 의원의 억울함과 국민의 분노를 담은 색”이라며 “오늘 함께 동행하는 많은 분들의 복장에 빨간색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두 발언을 마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과 당직자들은 정 전 의원에게 빨간 장미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통합당은 박영선 정책위의장의 당대표 경선 출마로 공석이 된 자리에 주승용 의원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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