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대한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자에 의해 ‘의도를 갖고 발표된다’고 믿는 사람이 58.7%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당여론 홍보연구소(대표 정대수 경남대 신방과 교수)가 5월 18일 전국의 신방과 교수 33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60.6%가 여론조사 보도기사를 믿을 수 없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조차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여러가지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서울대 행정연구소 김광웅 교수의 논문 <정책과정에서 여론의 역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언론의 보도방식에 의해서도 오류가 발생한다’며 △조사결과의 부분 보도 △기사제목 선정의 문제 △과장된 해석이 그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교수는 또 언론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자신들의 의도에 맞는 여론조사를 하려는 태도 △뉴스 기사화를 위한 조사의 긴급성 △신뢰도 검증 장치의 부재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고려대 통계학과 이재창 교수는 지난 5월 16일 ‘선거여론조사보도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 “언론사가 여론조사에서 한결같이 유사한 질문만 반복할 뿐 특정 이슈에 대한 관련 그룹의 집중 조사 방법을 활용, 선거에서 부각되거나 초점이 될 수 있는 측면을 유권자로부터 직접 유도해 내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언론사의 여론조사 및 결과보도의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과거부터 언론사가 권력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또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여론조사를 이용, 편향된 시각을 객관적인 사실인양 포장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라는 ‘객관적 근거’를 동원,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해 왔다는 비판이다.

한 신문사 노조도 최근 공정보도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면서 이는 자의적 해석과 권력 눈치보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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