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의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결정을 했다. 내년부터 통신사의 LTE(롱텀에볼루션) 이용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뉴미디어 방송이 속속 출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향후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관련된 정책이 주목된다.
방통위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올해 말로 허가가 만료되는 6개 DMB(KBS, MBC, SBS, YTN DMB, 한국 DMB, U1 미디어) 사업자 모두 허가 유효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축소해 재허가를 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향후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것이 허가 기간 축소의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 재허가 심사위원회는 △스마트 단말기를 통한 이동방송 유사서비스의 확산 △2012년 주파수 재배치 계획 △차세대 DMB(AT-DMB) 기술 발전에 따른 서비스 변화 △방송통신 통합 법제 도입 등을 변화 사례로 들었다. 최시중 위원장이 “(외부 연구소에선)방송 통신시장에서 5년을 내다보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라며 급변하는 환경 변화를 설명했다.
특히, 신규 DMB 3사(YTN DMB, 한국 DMB, U1미디어)의 경우 누적 결손으로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YTN DMB은 257억 원, 한국 DMB는 254억 원, U1미디어는 260억 원의 누적 결손이 있다.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이들 사업자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상황, 환경이라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이날 6개 사업자 모두 재허가를 내주면서 향후 3년 간 DMB 사업을 둘러싼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DMB는 계륵 같은 존재”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또 “LTE 폰으로 리얼타임으로 YTN을 보게 될텐데 DMB가 어디 설 자리 있을까”라며 “DMB사업의 출구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상황 변화가 빨리 와 지상파 DMB도 목숨을 다한 게 아닌가”라면서도 “YTN DMB, 한국 DMB, U1 미디어는 존망이 달린 문제라서 DMB 사업을 어떻게 할지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융합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팀을 만들어서 종합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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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상임위원은 최근 방송 시청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 KBS ‘K player’, MBC ‘pooq(푹)’, SBS ‘고릴라’를 언급하며 “이들 방송사들이 지상파 DMB를 포기하든가 유료화 해서 앱으로 가든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 방송사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양 위원은 “수도권 DMB의 주파수를 반납하고 앱을 통한 푹이나 고릴라를 계속 확대 강화하는 게 나은 게 아니냐”며 지상파쪽에 제안하기도 했다.
신용섭 상임위원은 “DMB 사업자가 적자가 나는 이유는 콘텐츠 사업비 때문”이라며 “DMB를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사업자로 보고 여러 PP들을 송출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