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최근 종합지 전환 움직임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정부나 민자당에 비판적인 기사를 가급적 쓰지 않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기자들에 따르면 간부들이 반공개적으로 “문화일보의 종합지 전환에 대해 정부 반응이 부정적이다. 이를 누구러뜨리기 위해서는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기사는 가능한 보도하지 않는게 좋다”고 주
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영삼 대통령 동정이나 정부 발표는 크게 키우는 등 종합지 전환과 관련해 파행적인 지면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편집국 기자들은 전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최근 적자를 줄이기 위한 광고유치 차원에서 기업 비리나 비판적인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스크들이 간부회의 결과를 부서원들에 전하면서 공공연하게 이를 ‘지침화’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편집국 기자들은 밝혔다.

실제로 삼성 이건희회장이 스필버그와 합작 영화사를 만들려다 무산된 사건도 다른 신문사는 비중있게 보도했으나 문화는 보도하지 않았다. 한 기자는 “삼성의 요구가 있기 전에 이미 보도하지 않기로 방침이 정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문화일보는 공식적으로 공보처에 종합지 전환 신청을 하지 않고 물밑에서 정부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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