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 개정안을 강행처리하는 날, 기자들 사이에서 수차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전체회의 상황을 기자들이 취재하던 중 권혁부 부위원장이 내뱉은 모순된 발언을 듣고 웃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권혁부 부위원장은 “미국 일부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것을 사적 공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고, 행동 지침에 규제사항을 넣고 있다”며 SNS를 사적 공간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 추천 장낙인 위원은 “예를 들어 방통심의위 한 직원이 박경신 위원을 자기 페이스북에서 쓰레기라고 욕한 적이 있다”면서 “그때 당시 박 위원은 모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박 위원이 그 사람의 계정을 차단하라고 하면 어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권 부위원장은 “그건 사적공간에서 한 말…”이라고 말을 흐렸고, 김 위원이 “아니, 지금까지 공적 공간이라면서요”라고 응수하자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또한 “대통령 욕설 계정을 차단 안할 때 오는 비난을 잘 생각해봐라”며 ‘2MB18noma’계정을 욕설 정보로 판단하고 제거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경신 위원은 “제거 안하면 욕먹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제거해서 지금 욕을 먹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절정은 박경신 위원의 다음 발언이었다.

박 위원은 “그래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었나? 수백 개의 변종이 나왔다”며 ‘2MB18nomA’계정과 비슷한 ‘mbc8noma’ 등 수십 개의 계정 이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자들 옆에 있던 방통심의위 직원마저도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그러나 권혁부 부위원장은 “몇 분의 고집으로 소셜 미디어에 대처하지 못했다가 오히려 ‘너희들 뭐했느냐’라며 존폐를 논하는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면서 야당 추천 위원들의 퇴장 속에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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