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영업권 환수를 둘러 싼 MBC 사태는 강성구 사장이 광고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안서를 광고공사에 보내고 노동조합도 당분간 사측의 노력을 지켜보기로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추진하던 광고영업권 환수문제가 사측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회사측은 광고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서를 광고공사에 보냄으로써 광고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특히 강성구 사장이 노사협의회 석상에서 오는 가을개편 때까지라는 한시적인 시간을 정해 놓음으로써 이번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초 강사장이 광고공사에 보낸 ‘방송광고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안서’는 대내용이라는 의구심을 받아왔다. MBC는 법개정을 포함해서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공보처가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안서를 광고공사로 보냈으며 또 제안서를 보낸 후에도 이 제안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사원무마에만 주력한 모습이 사원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경영진의 주장은 다르다. 이번 문제의 민감함에 비춰 볼 때 회사로서는 이같은 노력이 작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MBC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장으로서는 이같은 제안을 내보낸 것이 자리를 걸고 현안 해결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다만 공을 광고공사쪽으로 넘긴만큼 당분간 기다려볼 뿐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노조도 지난 5일 노사협의회를 기점으로 일단 사측의 노력을 지켜보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노동조합은 당초 이번 제안서가 노조의 투쟁을 막기위한 ‘MBC판 6·29 선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냈다. 하지만 강사장이 성의있는 노력을 약속함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경영진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농성을 해제하기로 한 것이다.

MBC 경영진이 이처럼 광고영업권 환수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문제가 노조는 물론 전사적인 공감대를 확보하고 있는 문제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MBC내에서는 한때 광고문제에 대한 간부급 사원들의 성명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이 문제해결이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MBC의 위상이 날로 쇠락해간다는 진단이 여러사례를 통해 확인돼면서 민영화의 위기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MBC 노조가 강성구 사장을 창사 이래 가장 무능한 사장으로 규정하고 대외문제인 광고에 직접적으로 나서자 강사장으로서는 위기감을 갖게 됐고 이같은 위기감이 제안서 발표와 함께 일련의 강력한 방침을 낳게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