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인해 디지털 TV 업계의 사활을 건 싸움이 예상된다.

2012년 12월 31일이 되면 아날로그 TV를 가지고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고 디지털 수상기를 달거나 디지털 TV를 구입해야만 방송을 볼 수 있다. 특히 다른 나라 사례에 비춰 2012년 한해 아날로그 TV 교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TV업계 시장은 기대에 부푼 동시에 고객 유치 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TV 시장은 삼성과 LG, 두 회사가 잠식한 상황이다. 두 업체는 세계 시장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는데 이번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 일본의 경우 지난 6월 일본 전역에서 디지털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이르렀고, 종료일 직전인 7월 3째 주에는 전년 대비 2.2배 판매량이 급증한 바 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작년 일본의 경우 평년보다 총수요가 늘어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려 굉장한 호황을 누렸다고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저가형 디지털 TV 보다는 프리미엄 TV인 스마트 TV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어 저가형-보급형 제품을 내놓을지도 업계의 큰 관심사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며 디지털 교체 예측 수요량을 짜고 이번 기회를 통해 단연 업계 1위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양대 업체는 한편으론 출혈 경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지난 7월 디지털 방송 전환 이후 교체 수요가 급격히 빠지고 난 이후 인터넷 할인금액 등 고객 유치에 나선 일본 TV 업계가 디지털 TV 가격을 급격히 떨어뜨려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흐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유통 구조에 차이점은 있다. 일본의 경우 소위 양판점이라고 해서 마트 업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데 우리 사정은 그렇지 않다”면서 “일본 만큼 출혈 경쟁으로 흘러 수요가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소기업 디지털 TV 업계는 프리미엄 TV를 주력으로 삼는 양대 TV 업체가 저가-보급형 제품에 눈을 돌릴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32인치 LCD TV를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는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TV 가격대가 너무 높은 상황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 상대적으로 저가형 모델을 찾는 소비층을 겨냥해 불필요한 기능을 뺀 실속-보급형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디지털 TV 교체 수요 중에서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겨냥해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스마트 TV의 경우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인터넷 사용이 수월치 않은 계층에게 저가-보급형 TV가 환영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업체는 올해 초 소위 3천대 분량의 ‘반값 TV’를 출시해 완판을 시키기도 했다.

중소가전 업계는 디지털 방송 전환일이 다가오면 양대 TV 업계가 가지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 저가형 TV 공략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보면 대형 제품을 많이 팔면 좋긴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가 보급형 제품도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대기업이 저가형 제품까지 싹쓸이 한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어 신중히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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