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디지털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전통 매체인 지상파 TV와 라디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협회, 미래방송연구회는 4일 '2011 가을 디지털 방송 컨퍼런스'을 열어 지상파 TV와 라디오의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지상파 TV는 위성방송, 디지털 케이블, 유투브, 애플 TV, 안드로이드 TV 등 방송 '플랫폼'의 등장으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승강장을 뜻하는 개념으로 대표적으로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애플의 '아이튠즈'를 들 수 있다.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이란 단말기에서 서비스가 잘 구현되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IT업계에서 벌어지는 '플랫폼 전쟁'은 방송 현실도 비껴가지 못했다. 특히 지상파 TV는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고정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2011년 현재까지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는 190만에 불과하다. 디지털 케이블, 아날로그 테이블, IPTV, 위성방송과 함께 수신 비율을 따지면 전체 비율 중 6%에 불과하다. 반면 2010년까지 총 누적 시설투자비는 2조 4,336억원에 달한다.

방송계는 지상파 TV의 위기 원인으로 콘텐츠 이용형태의 개인화, 실시간 중심 방송 시청 행태 감소, N-스크린 서비스 요구 증가 등을 들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DMB, PMP 등 1인 미디어 디바이스가 확대되고 있고, VOD 시장의 성장으로 실시간 중심 방송 시청 행태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일례로 CJ 헬로비젼 월평균 VOD 이용건수는 지난 2007년 500만 건이었던 것이 지난 2011년 5월 2000만 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인터넷 동영상 제공 서비스의 경쟁도 극심하다.

EBS 한국교육방송공사 뉴미디어기획부 서진수 차장은 "131년 기업의 코닥은 아날로그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까지 다 갖고 있었지만 전략을 잘못 짜면서 시대에 뒤떨어지게 됐다"며 지상파TV들의 연합 전략을 지상파 TV의 생존 전략으로 내세웠다. 플랫폼 주도권 전쟁에서 콘텐츠 사업자들만 분산돼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는 것이 서 차장의 진단이다.

서 차장은 "지난 과거 국내 신문사들이 포털에 대항해 자사의 닷컴을 만들었지만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포털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지적했다.

서 차장은 "미디어 생태계에서 처지가 비슷해 서로 최대 공약수를 빨리 찾을 수 있는 동종 사업자의 협력이 먼저 이루어지면 규모를 기반으로 2차, 3차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 차장은"지상파끼리 논의를 통해 공동 서비스 플랫폼 확보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운영방식 재정 등 구조적 결합 틀을 마련한 뒤 실제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입증되면 신뢰도 확보가 가능하다"며 파트너십을 구축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성규 SBS 라디오기술팀 부장은 종합편성채널의 방송 진출로 지상파 TV의 직접 수신자가 더 줄어들 것을 예상하면서 △난시청 해소용 주파수 확보 △ 차세대방송용 주파수 확보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컨퍼런스에서는 라디오의 위기를 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미디어의 디지털화에 맞춰 라디오 역시 디지털화를 수용해 위기극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송해룡 성균관대학교 언론대학원장은 디지털 라디오를 도압하기 위해 △멀티플렉스 방송사업자의 개념 도입 △방송사업자들의 참여유도와 전환주체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지원정책 △디지털라디오 단말기 보급을 위한 지원정책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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