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3일 현재 여의도 국회 외곽에서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집회를 마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철거민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시민 500여명은 국회 주차장 쪽에 집결했다. 시민들은 손에 ‘한미FTA 반대’ 손팻말을 든 채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이곳에 모여 있다. 

이 시각 전경차 수십 대는 국회 외곽을 둘러싸고 있으며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수백 명의 전경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물대포차와 최루액을 쏘는 페퍼포그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앞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CBS노컷뉴스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에게 “해산하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해서 체포하겠다”며 즉시 해산을 요구했다.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4시경 국회 의산동산 근처에서 이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또한 전경들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한 일부 시민들의 버스를 막아서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일 오후 3시로 연기됐던 국회 본회의를 최소하기로 합의해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의 충돌도 한차례 미뤄졌다.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구국원로회의 의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오늘(3일)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의 긴장은 다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처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흘째 외통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계속 (점거)하기로 최고의원단 연석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5당 대표들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들은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비준안 처리 저지를 위해 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통과시키려 한다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재앙을 일으킬 한미FTA를 힘을 모아 막아내기를 요청한다"며 "한미FTA를 그대로 두면 민주진보진영이 집권한다고 해도 제대로 서민정책을 펼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수적으로 열세인 야당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한미FTA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야5당과 범국본은 이 자리에서 오는 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미FTA 저지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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