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입장

‘교권유린 범불교도 대책위원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안스님(36·서울 금선사 주지)은 한국통신 쟁의 및 조계사내 경찰력 투입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 언론이 사실을 왜곡,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법안스님은 한국통신 노동자들의 조계사 농성과 경찰투입을 모두 지켜봤다.

-공권력 투입 후 불교계의 반응은

“분노하고 있다. 사찰은 소외받은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다. 이것마저 짓밟은 정부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려는 종교계의 노력은 외면한 채 공권력 투입을 종용한 언론에 대해선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제 신문이고 TV고 더 보고싶은 생각이 없다.”

-한통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 전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통노조원을 국가전복세력이라고 규정한 대통령의 발언도 문제지만 이를 여과없이 보도한 언론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법 앞에선 성역없다’ 등의 사설을 보면서 언론이 국민의 알권리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국민에게 ‘전도망상’(顚倒妄想-망상으로 이끔)을 심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접해본 한통노조 간부들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많이 엿보였고 실제 그런 의사를 여러 번 표명했다. 그러나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그들을 흉악한 범법자인 양, 사회가 곧 거꾸러지는 양 왜곡과장해 보도했
다.”

-왜 언론이 이런다고 생각하는가.

“일부 정치지향적, 출세지향적인 언론인들이 언론을 망치고 있다. 지금 정계를 보면 언론인 출신이 얼마나 많은가. 일부 언론인들이 앞으로 정계에 나가기 위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거기에 맞춰 보도를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얼마 전 한 앵커가 TV뉴스를 하다말고 민자당에 입당했다. 그렇다면 그가 지금까지 보도한 내용은 무엇인가. 국민은 기만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문민정부하의 언론 아닌가.

“5·6공 때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지난 날엔 독재정권이 탄압하니까 끌려가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한술 더떠 정권의 의지를 지레 앞장서서 충실히 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언론은 한번도 국민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픈 부분을 먼저 외치고 나온 적이 없다. 5·18, 6월항쟁 때도 그랬고 작년 조계종 종단개혁 투쟁 때도 그랬다. 국민이 일어서서 여론이 뒤바뀌기 전 까지는 모두 폭도고 반국가세력이다. 그리고 과연 지금이 문민정부 시대인가.”

-앞으로의 대응 계획은.

“먼저 참된 언론인들이 분발할 것을 호소한다. 언론노조운동에 힘있게 연대해 언론인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리고 종교계 차원에선 신문 불매운동이나 시청료 거부운동 등 언론이 정신을 차릴 수 있는 대응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거듭 참된 언론인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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