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측이 6·2지방선거 보름 전인 지난해 5월 17일 서울 사당동에서 박명기 후보와 비밀회동을 갖고 후보사퇴시 7억 원을 보상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곽 교육감이 당시 “돈을 줄 수도 없고, 줘서도 안된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거부했다고 당시 회동에 참석했던 이해학 목사가 반박했다.

지난해 곽 교육감과 박 교수의 후보단일화 협상에 관여했던 이해학 목사는 3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양쪽에서 한 번 모이자고 해서 사당동의 어느 찻집에서 5월 17일 모인 사실을 전한 뒤 “박명기 교수 쪽에서 느닷없이 ‘선거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사채를 써서 급한 것들은 좀 꺼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보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박명기 교수가 데리고 온 실무자 그분이 제안한 것이며, 그 자리에 아직 곽노현 교수는 아직 오기 전이었다”며 “그 뒤 곽 교수가 왔다고 하길래 제가 나가서 곽 교수를 따로 만났다. 박 교수 측의 제안을 전했더니 곽 교수는 아주 얼굴을 붉히면서 ‘목사님 어떻게 이런 제안에 제가 참석을 합니까, 난 참석도 안 할랍니다’하면서 거절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있을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하고 난색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날) 그런 곽 교수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서 두 분을 같이 앉히고 사진도 찍었다 이 목사는 전했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CBS노컷뉴스
 

이 목사는 이 때 나왔던 액수가 7억이었다며 “‘더 많이 썼는데 지금 급하게 꺼야 할 것이 7억 정도는 일단 있어야 한다’고 하는 제안을 실무자가 그때 했었고 곽 교수는 먼저 떠났다. (이 때문에 그날) 협상이 되거나 단일화되질 못했다”며 “박명기 쪽은 남아서 ‘지금 현금이 없으면 언제까지 주겠다’는 각서 써야 한다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각서는 전혀 받아들여지지도 않았고, 곽 교육감은 ‘돈을 줄 수도 없다, 줘서도 안 된다’라는 입장이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특히 곽노현 교수 쪽에서는 “그건 있을 수가 없다”라고 해서 저도 그 자리를 떠났다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이 목사는 “그 뒤 실무자들이 더 만나서 어떤 진행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일방적 요구에 대해서 곽노현 교수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전면 거부한 것까지만 제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목사는 돈 얘기가 나온 것이 이날(지난해 5월 17일)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 날 이후 이틀 뒤인 5월 19일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기 전까지 상황에 대해서는 “(기자회견까지) 2, 3일 뒤였는데 그 어간에 실무자들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한테 보여준 곽노현 교수의 자세는 ‘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라는 단호한 자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곽 교육감의 거취에 대해 “사퇴를 포함할 수도 있는데, 제가 확인한 것은 곽 교수가 처음부터 ‘돈을 거래하는 단일화 협상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단호하게 했다는 진성성이었고, 그 위에서 나중에 동정을 베풀었다는 것이 법에서 어떻게 해석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목사는 “곽 교육감 당선 이후 박 교수 측에서 ‘교육정책에 공조하기로 했는데 일방통행 식으로 자기 얘기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좀 해결해 달라’ 등 몇 차례 자기 요구가 안 들어진다면서 불평하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곽 교수가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저는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당시 단일화 합의가 이뤄져 기자회견을 했던 지난해 5월 19일 회견장에 배석했던 김상근 목사도 30일 <시선집중>에 나와 “19일 당시엔 돈 얘기는 전혀 없었다”면서 17일부터 19일 사이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해학 목사가 말한 그 자리(5월 17일)의 정보가 저한테 왔다. 이런 얘기가 오간다는 얘기가.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서 이 목사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짓들이냐’ ‘그런 논의를 토대로 한 단일화라면 당장 중지해라’고 아주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그 뒤 ‘이런 논의의 장에 단일화를 맡겨놓아선 안 되겠다, 이게 단일화가 이런 데서 출발하면 안 되는 것이고 더 다른 측면에서 출발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논의의 장을 만들도록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30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지난해 5월 17일 곽 교육감과 박 교수측의 비밀회동을 전하면서 곽 교육감측과 박 교수가 △7억 원을 주겠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교육발전자문위원장으로 선임하겠다 △서울교대 총장 출마를 하면 도와주겠다는 것 등 네가지 약속을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측은 곽 후보측과 나눈 대화를 녹취했으며, 박 후보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단일화 과정을 A4용지 7장에 정리했다”며 “박 후보 측은 이 문건을 지난해 10월 곽 교육감 측에 전달했으며, 이를 보고 당황한 곽 교육감이 박 후보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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