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효처리됐지만 투표율에 대한 분석이 분주하다. 지난 2008년 총선에 비해 한나라당 득표율이 낮은 곳은 11곳이라는 분석(중앙 등)부터 구체적인 지역별 득표율 분석까지 다양하다.
무엇보다 동별 투표율을 들여다보면, 부자동네는 투표율이 높고, 가난한 동네는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확연하게 드러났다. 아파트 시세와 비례한다(경향신문)는 경향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도곡2동은 투표율이 무려 60%에 달한 반면, 종로구 창신동은 13.4%에 불과했다. 무상급식 투표가 계급투표였다는 비애감이 나오는 이유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26일) 사퇴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사퇴하더라도 10·26 재보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음은 26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애플의 잡스 “그날이 왔다”>
-국민일보 <르포 관리 제대로 안되는 파주·안동 ‘구제역 매몰지’를 가다/소뼈 나뒹굴고 기름띠 ‘줄줄’>
-동아일보
-서울신문 <집단 체제 애플 1인 리더십 삼성>
-세계일보 <스티브 잡스 “굿바이 애플” IT제왕 시대 지다>
-조선일보 <오세훈 오늘 사퇴>
-중앙일보 <강정마을 이상한 공권력>
-한겨레 <오세훈 곧 사퇴 10월26일 보선>
-한국일보 <잡스의 시대 지다>

도곡2동 투표율 60%…투표율 아파트 시세에 비례

24일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지역별 투표율을 세밀히 들여다 보면 아파트 가격과 비례한다는 경향성이 나타나 이번 투표가 계급투표의 성격을 짙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경향신문 등 아침신문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2동 제4투표소의 투표율은 60%로, 전체 평균인 25.7%의 2배를 웃돌았다. 반면 종로구 창신2동 투표율은 13.4%에 불과했다. 도곡2동은 ‘타워팰리스’ 내부에 설치된 투표소이고, 다른 한 곳은 서울의 대표적 저개발 지역이다.

경향은 “복지 확대가 쟁점이 된 주민투표에서 집값과 투표율의 상관관계가 뚜렷이 확인됐다”며 “부자는 오세훈 시장 선별적 복지를 제안한 주민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가난한 이는 투표 불참으로 오 시장의 뜻을 거부한 ‘계급·계층 투표’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동별 투표율과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를 비교한 결과, 투표율이 평균치(25.7%)를 넘은 7개 구 중에서 노원구를 제외한 6곳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 평균가격을 모두 넘었다.

국민은행이 집계하는 8월 셋째 주의 아파트 3.3㎡(평)당 평균가격에서 투표율 1위(36.2%)인 서초구는 2803만 원(서울에서 2위)이었다. 투표율 2위(35.4%)인 강남구 아파트는 평당 3249만 원으로 압도적 1위였다. 투표율 3위인 송파구 아파트도 평당 2372만원이었다. 투표율 4·5위인 강동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도 서울 평균인 1708만원을 훌쩍 넘었다.

오 시장은 6·2지방선거 때도 이 지역에서 몰표를 받아 시장직을 얻을 수 있었다. 그만큼 이곳 유권자들은 ‘감세와 선별적 복지’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표를 던진 것이다.

   
경향신문 8월 26일자 4면
 
평균 투표율에 가깝게 접근된 동작구부터 중구·도봉구·종로구·영등포구·성동구 등의 지역들은 아파트 가격도 평균가격이다. 투표율 24.2%인 강서구도 아파트 가격은 평균치였다. 반면, 3.3㎡당 아파트 값이 1001만 원으로 가장 싼 금천구는 투표율도 20.2%로 가장 낮았고, 1083만 원으로 가격이 두 번째로 싼 중랑구는 투표율이 23.1%, 1116만 원인 강북구는 21.7%, 1169만원인 구로는 23.5%에 불과했다.

동별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투표율이 매우 높은 송파구 잠실7동(51.9%)과 문정2동(49.9%)에는 중대형 아파트인 ‘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있다. 타워팰리스, 아이파크 등이 있는 강남구 대치1동은 3위였다. 송파구 오륜동과 강남구 도곡동, 서초구 반포동 등 강남 3구 내 동이 10위 안에 들었다.

투표율이 낮은 곳은 역시 저개발 지역이었다. 종로구 창신2동을 비롯해 관악구 신림동이 13.7%였고, 그 뒤를 구로구 가리봉동(14.5%), 양천구 신월3동·구로구 구로3동(15.9%) 등이 따랐다.

강남 3구에도 유난히 투표율이 낮은 곳이 있다. 강남구 역삼1동은 19.6%에 불과했다. 경향을 이를 두고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무주택자가 80%에 이르는 전형적인 ‘강남 속 강북’”이라고 평가했다. 신사동(투표율 38%)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논현1동 투표율도 20.2%였는데, 이 곳에는 전통시장이 있고 약 90%의 주민이 소형 단독주택 또는 연립·다세대 주택에 산다.

반대로 ‘강북 속의 강남’으로 볼 수 있는 강동구 명일2동 41.3%, 용산구 동부이촌동 40.5%, 강동구 둔촌1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각각 39.8%, 양천구 목5동 39.4% 등은 투표율이 높았다. 경향은 “중대형 아파트나 대형 빌라, 고급 단독주택들이 들어선 ‘전통적 부자동네’들”이라고 분석했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광진구 광장동의 투표율은 인근 군자동(20.9%), 구의2동(22.3%)과 달리 33.8%였다. 전통적인 부자들이 대형 단독주택이나 빌라에 모여 사는 평창동 역시 35.3%로 종로구에서 가장 높았다.

오세훈, 오늘 사퇴할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공식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의 말을 빌어 “오 시장이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즉각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직자는 “한나라당 상황과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사퇴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구했지만 오 시장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설명하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고 경향은 전했다.

경향에 따르면,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사퇴시기는 내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의 사퇴로 오는 10월26일 재·보선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포함하는 큰 선거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 시장의 사퇴시기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홍 대표와 김정권 사무총장 등은 오 시장의 사퇴 뜻을 수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이날 밤 오 시장을 직접 만나 사퇴 문제를 두고 의견을 조율했으며, 26일 서울지역 당협위원장과도 오 시장 사퇴를 의제로 한 조찬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오세훈 “지난해 득표율 보다 높아…재보선 승산있다”

오 시장이 오늘 사퇴 뜻을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10월 재보선 대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복수의 여권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오 시장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여권 수뇌부와 잇따라 접촉해 “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연계한 만큼 서울시민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곧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전했다.

특히 오 시장은 25.7%의 주민투표율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얻은 득표율(25.4%)보다 높은 만큼 10월에 보궐선거를 치르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는 전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서초구(36.2%)의 이혜훈 의원(서초갑)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명분을 갖고 정도로 가야 한다. 그래야 10월 보선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동아는 보도했다.

주민투표율, 한나라당 2008년 총선 득표율 보다 11곳 낮아

선거구별 지역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이 득표했던 곳 가운데 11곳의 당시 득표율이 이번 주민투표율 보다 낮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일단 서울의 한나라당 의원 37명 중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갑 지역(이혜훈 의원·37.1%)이었던 반면 금천 지역(안형환 의원·19.4%)이 가장 투표율이 낮았다.

18대 총선 때 전체 유권자 대비 한나라당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과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을 비교하면 전반적으론 상승했으나 떨어진 곳도 11곳이나 됐다. 투표율이 떨어진 곳은 동대문을(홍준표), 동대문갑(장광근), 서대문갑(이성헌), 서대문을(정두언), 성동을(김동성), 동작을(정몽준), 관악갑(김성식), 양천을(김용태), 종로(박진), 영등포을(권영세), 성북갑(정태근) 등이다.

총선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를 했다는 걸 근거로 여권 일각에선 “이번 주민투표는 내용면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그러나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선거전 각종 투표율 예측조사에서 투표장에 반드시 가겠다고 한 사람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층은 65% 내외, 무당파층이 25% 내외, 민주당 지지층이 7% 안팎, 민노당·진보신당 지지층이 3% 내외였다’고 말했다”며 “이번에 투표한 사람의 다수가 한나라당 지지층일 수는 있지만 100%가 한나라당 지지층일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 한명숙 1위·나경원 2위

2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다음 서울시장감으로는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했으며, 3~4위도 민주당 추미애·박영선 의원이 각각 차지, 여성 후보 4명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미디어리서치와 실시한 긴급 여론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모름' 또는 '무응답'이라고 답해 현재 인물 구도하에서는 유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선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한 전 총리는 12.4%를 얻어 차기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했고,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역시 두 자릿수인 10.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4.4%) 내에서 한 전 총리와 접전을 벌였다.

이어 민주당 소속의 추미애 의원(3.9%)과 박영선 의원(3.1%)이 그 뒤를 이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여성이고 이 중 나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다.

무상급식 예산 집행 안해? 이러려면 뭐하러 투표했나

25일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투표함을 열지 않았으니 대법원의 무상급식 조례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예산 집행을 않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무상급식을 초등학교 5~6학년까지 넓히는 등 단계적 무상급식 확대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서울시가 몽니를 부리면서 불투명해졌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한나라당과 서울시 등이 보이는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라며 “투표 결과로 확인된 민의를 외면한 채 제 논에 물대기식 해석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애초 서울시교육청과 야당 쪽에서는 ‘무효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무상급식 문제는 주민투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서울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며 “그래 놓고는 이제 와서 대법원 판결 운운하고 있으니 이러려면 뭐하러 주민투표를 강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주장한 ‘사실상 오세훈 승리론’에 대해 한겨레는 “그중에서도 최악의 궤변으로 꼽힌다”고 꼬집었다. 누리꾼들 사이에 “한국 축구 일본에 0:3으로 진 것은 사실상 승리” “리비아에서도 카다피가 사실상 승리” 등 온갖 패러디가 쏟아질 정도로 홍 대표의 발언은 조롱거리가 돼버렸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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