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통해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한 자신의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직전에 거취가 담긴 ‘깜짝 카드’를 내놓을 것이란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오세훈 시장은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직을 건다면 투표율이 5% 정도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 유혹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장직을 건다면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는 무엇일까. 오세훈 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CBS노컷뉴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정치 ‘승부수’가 아니라는 점을 박근혜 지지층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8월 12일자 <오세훈, 오늘 거취 표명>이라는 기사에서 "오 시장측 관계자는 '오 시장은 주민투표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오세훈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한다는 얘기는 일단 박근혜 전 대표와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놓고 맞대결을 하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의미이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이 이번 주민투표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알려 투표참여를 이끌겠다는 뜻이 담긴 선택이다.

주목할 대목은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 임기를 채운다면 어차피 대선에는 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에 서울시장직을 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동아일보는 8월 12일자 1면 <"급식투표 패배 땐 시장직 내놓을 것">이라는 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채택되지 않으면 시장직을 내놓겠다고 12일 공식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예측이 맞다면 오세훈 시장은 2012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한편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서울시장직을 거는 내용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장직을 거는 문제는 8월 12일 기자회견이 아니라 8월 24일 직전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직 사퇴와 대선불출마 카드를 함께 내미는 것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성공으로 이끌 경우 2017년 차차기 대선에서 ‘우파의 아이콘’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패로 끝나면 ‘식물 서울시장’으로서 임기를 채우는 게 아니라 책임지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2017년 대선을 위한 긴 호흡을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양쪽 모두 오세훈 시장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관건은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의 선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을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일지 또 다른 ‘꼼수’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거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대하는 투표율 5% 높이기의 성사여부가 달려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박근혜 러브콜’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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