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박홍총장이 ‘한국통신 노조원들이 성당과 사찰에 들어간 것은 북한이 조종한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지 만 하루만인 16일 해명서를 내놨다. 해명서는 이번 보도가 ‘와전’된 것이며 이는 언론이 ‘신중하지 못했던 탓’이라는 요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박총장의 해명내용을 접한 취재기자와 강연 주최측인 한림대 과학원에선 “기사 내용 가운데 잘못 보도된 것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총장이 ‘거짓해명’을 했다는 것이다.

박총장은 이 해명서에서 “노조원들의 성당, 사찰농성을 북한에서 조종했다는 표현은 한림대 과학원에서 한 강연의 내용과 의미가 확대해석돼 잘못전달된 것” 이라고 발뺌했다.

박총장은 이날 강연의 본래취지가 “북한과 북한의 적화를 위한 동조세력의 조종과 유혹에 누구라도 말려들어선 안된다는 점을 명백히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언론이 말의 취지와 내용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고 주문하고 “화해와 화합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이때에 왜곡과 불신과 분열이 조장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과 정확성을 기해주기 바란다”며 파문의 화살을 언론에 돌렸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 대해 당시 유일하게 현장에서 강연을 듣고 기사를 썼던 연합통신 심인성기자는 “한마디로 무책임한 자기 변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심기자는 “박총장의 해명은 기사에 열거된 사실(fact)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의 차이’ 부분을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기사 내용에 왜곡이나 과장이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심기자는 또 “기사를 본사에 송고한 뒤 거듭 확인과정을 거쳤다”면서 “박총장이 이번에도 망언후 문제가 커지자 이를 회피하는 고전적 수법으로 피해가려 한다”고 불쾌해 했다.

박총장 강연을 주최했던 한림대 과학원측에서도 심기자의 기사 내용이 잘못된 부분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실무를 담당했고 강연장에 있었던 과학원 최인섭주임은 “심기자의 기사 내용 가운데 틀린 것은 없다”면서 “문제가 확산되자 나중에 그 자리에 같이 참석했던 김우택 과학원 실장 등 교수 5명에게 거듭 확인했으나 이구동성으로 ‘기사는 박총장 발언내용 그대로다’라고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최주임은 필요할 경우 “현장에서 녹취한 내용을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총장은 이날 해명서를 배포한 뒤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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