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TV토론이 도입됐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TV토론을 보고 느낀 소감이 있어 몇마디 적는다.

우선 지난 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적극적으로 TV토론을 성사시키지 못한데 대해 방송사의 반성부터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시 특정후보가 토론을 기피했다고는 하지만 방송 역시 토론을 성사시키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지자체 선거 토론을 보니 방송사간에 경쟁적으로 토론을 유치하려다 오히려 토론회 범람에 따른 전파낭비가 심했던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시정과 관련있는 몇몇 시민단체가 토론회를 주최하고 방송사는 돌아가면서 중계하는 방식이 토론의 차별성도 꾀하고 전파낭비도 막는 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토론내용이 정치논리에 휘말려 후보자 자질을 판단하는데는 부족하단 느낌도 들었다. 물론 선거분위기가 정쟁으로 확산된 측면이 있고 국민의 관심도 그쪽으로 쏠리긴 했지만 언론은 대중의 호기심을 떠나 독자적으로 선거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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