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5일 청와대가 바라보이는 서울 태평로에는 일제부품으로 된 두개의 동화상 전광판이 광복50주년을 기념하는 뉴스를 내보낸다.

이미 조선일보가 일제부품을 가져다 동화상 전광판을 세워 ‘그림’을 내보내고 있는데다 동아일보도 광복50주년을 기념해 이날 일제부품을 조립한 동화상 전광판을 가동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선보일 전광판은 일본 전자회사 마쓰시다사에서 생산되는 기종으로 1백억원에 육박하는 값비싼 제품이다. 동아일보는 이 제품을 LG그룹내의 종합금융, 정보통신, LG애드 등을 통해 리스를 일으켜서 수입하고, 광고운영까지 맡길 예정이다. 뉴스를 제작, 보급하는 역할을 동아일보가 맡게 된다.

조선일보가 이미 일본 미쓰비시사에서 부품을 수입, 지난 3월15일 창간기념일에 동화상 전광판을 가동했기 때문에 8월15일이면 두개의 일제전광판이 ‘해방’을 기념하는 셈이다.

그동안 동아일보는 수입다변화 품목으로 묶여있는 전광판 수입허가를 ‘조선일보’의 전례를 들어 통상산업부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만 2개월여의 줄다리기 끝에 6월15일 수입허가를 받아냈다.

수입허가가 떨어지기 무섭게 동아일보는 광화문사옥에 대형 크레인을 동원, 철제 받침대를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 안으로 일본현지에서 선적을 끝내고 늦어도 8월중순께 시험가동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막식 슬로건도 이미 만들어 놓았다. ‘광복50주년, 통일 21세기’라고 한다. 화려한 개막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우리는 독립기념관 건립때 일제 건자재가 쓰여진 것을 알고 곤혹스러워 한 적이 있다. 그런점에서 “언론사가 왜 일제수입에 압장서느냐”는 통상산업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동아일보가 일제부품을 수입, 굳이 광복50주년 기념일에 개막식을 하겠다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두 신문사가 들여다 놓은 일제 전광판이 광화문 네거리에 번듯이 둥지를 틀고 마치 광복절날 일본 사절단처럼 행세할 지 모르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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