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임꺽정> 제작팀이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북한 촬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임꺽정>을 연출하는 김한영 프로듀서를 만났다.

임꺽정을 제작하게 된 배경은.

“종래의 사극이라면 궁중비사거나 기껏해야 야담류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은 리얼리즘 소설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는 소설로 이를 드라마화해서 예술성과 사회성을 겸비한 진정한 역사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북한 촬영은 어떻게 추진하게 됐나.

“<임꺽정>의 본래 무대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임꺽정의 무리가 살았던 청석골은 구월산에 있었고 주요한 무대가 되는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이 모두 북한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북한촬영을 추진하게 됐다. 또 우리나라가 산은 많지만 남한에 있는 산은 너무나 알려져있기 때문에 산세만 봐도 시청자가 무슨 산인지 금방 아는 경우가 많아 사실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북한 촬영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접촉하고 있는가.

“최초의 접촉은 그쪽으로부터 있었다. 홍명희의 손자인 홍석중이 지금 조선작가동맹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저작권료를 요구해왔다. 우리는 가능하면 저작권료를 지불하겠다는 방침이라 그문제를 교섭하면서 북한 촬영을 타진했다. 현재로선 밝힐수는 없지만 공식, 비공식 루트를 통해 북한촬영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북한촬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쉽게 이뤄지리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 성의를 다해서 추진할 생각이다. 북한 촬영이 안될 경우 중국 촬영으로 대치할 준비도 해놓고 있다”

<임꺽정>은 오랫동안 금서로 통해왔다. 내용상의 제약은 없겠는가.

“원작을 보면 알겠지만 문제가 될 내용이 없다. 벽초는 양반 출신으로 양반과 상민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다. 따라서 원작의 이데올로기성을 배제할 필요도 없고 과장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원작을 충실하게 살려 사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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