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뛰기 시작했다.

지면, 광고, 판매 등 모든 부문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1면 광고폐지, 신세대를 겨냥한 ‘메거진 X’ 페이지 신설 등 지면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여당지라는 독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논조 변화도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다.

비판성 강화가 큰 줄기다. 지난해 설정한 ‘창조적 비판지’라는 방향을 지면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 경향의 편집전략이다.

최근 김상택만평집 ‘10센티 정치’를 발간하고 이를 밀리언셀러로 만들기 위한 거사적 판촉에 나서고 있는 것도 경향의 ‘달라진 모습’을 독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경향은 지난 2-3년간 비판성 강화를 축으로 상당한 지면 변화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독자들의 인식이나 광고, 판매등에서 달라진 지면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광고 판매의 경우 목표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상향조정됐다.

지난 5월말에는 3개국실을 감축하고 부서 체제를 팀제로 바꾸는 대규모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현상유지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간부들 상당수가 물갈이됐다. 팀체제 전환은 관리자 역할에 치중했던 간부들을 현장 위주의 야전사령관으로 전진배치함으로써 조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위한 시도다.

판매의 경우 모기업인 한화그룹 계열사의 조직적인 지원하에 대대적인 독자확충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독자불만 사항의 신속한 처리 등 내실있는 독자관리를 위해 ‘독자서비스 지원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 TV광고등 홍보에 상당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경향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격화된 신문업계의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면 ‘생존’마저 불투명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 발행된 경향신문 사보는 “매년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빚’을 얻어야 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년에는 차입금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버틸 수 없는 상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총사령탑은 김승연회장. 김회장은 “개혁으로 안되면 혁명이라도 하라”며 이 작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만년 5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 장기적으로는 3위 입성이 목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이 ‘공격적 경영’의 효과는 최근 들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1면 광고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수입이 오히려 그 전에 비해 약간 늘어났다.

판매국이 최근 기획조정실에 올린 보고서에 의하면 독자가 조금씩 늘고 있고 무엇보다도 절독률이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는 신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아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뉴미디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른 준비작업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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