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이승만 다큐에 이어 이번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특집 편성해 한국전쟁 61주년 직전에 방송할 예정이어서 ‘공영방송이 독재자 뿐 아니라 친일파까지 조명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 4월 말 편성제작회의에서 춘천총국에서 마련한 <6.25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2부작 ‘전쟁과 군인’> 프로그램 방송기획안을 통과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6.25 전쟁 때 1사단장과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하며 참전했던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전쟁 당시 이야기를 다룬 2부작 다큐로, 1부 ‘전쟁이 군인을 만든다’(6월 23일)와 2부 ‘군인의 조건’(6월 24일)로 구성됐다. KBS는 현재 이 프로그램을 제작중이다.
KBS는 기획안에서 “노장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의 영웅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6.25전쟁 61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상과 조국의 소중함, 전쟁이 주는 교훈을 백 장군의 발자취를 옹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새노조의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이같은 기획의도는 백 장군의 영웅담을 토대로 한 인물미화로 흐를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백 장군은 친일인명사전 명단에 등재된 대표적인 친일인사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백 장군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지난 2005년 8월 29일 발표한 친일인사 3095명 가운데에 포함돼있다. 그는 만주국의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1943년 만주군 소위로 임관한 뒤 간도특설대에서 항일세력 토벌에 참가했다. 새 노조는 이를 두고 “자칫 KBS가 독재도 모자라 친일까지 미화한다는 비난을 들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우려했다.

성재호 KBS 새노조 공방위 간사는 24일 “친일파를 미화하겠다는 프로그램 기획안에 불과한 만큼 방송이 중단돼야 한다”며 “25일 열리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호 KBS 춘천총국 편성제작국장은 “친일에 대한 우려는 잘 안다. 또한 백선엽 장군의 비중이 많은 건 맞지만 영웅화하거나 미화할 생각은 없다”며 “제작하는 PD들이 특종자료도 갖고 있고, 나름대로 균형감을 갖고 제작할 것이니 방송한 뒤에 비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