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 나섰던 KBS 카메라 감독이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전 지역에서는 방사능 오염이 없다던 정부와 국내 원자력학계의 주장이 신뢰를 잃게 됐다. 일본 원전사고로 방사선이 피폭된 한국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 제작리소스센터 영상제작국에 소속된 박아무개 카메라감독은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저 오늘 방사능에 피폭되었다는 공식 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며 “현지에선 일본 정부가 정해놓은 위험지역 안쪽으로 절대 들어간적 없었죠.(착찹합니다)”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전 운이 좋아 정밀 검사까지 받았지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그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16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
 
박 감독은 “제 검사 결과의 피폭 추정치는 아주 약한 수준”이라며 “다만 이 정밀 조사 자체가 불 필요하다고 안전하다고 목터지게 부르짓던 검사실 의사 선생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X도 모르면서 다 아는척 안전하다고 떠들어 대는게 유행인가?”라고 ‘안전’만을 강조해온 원자력의학계를 빗대어 비판했다.

박 감독은 트위터사용자들로부터 어쩌다 피폭됐느냐며 격려글이 나오자 "추적60분 촬영중이었다"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박 감독 외에도 현지취재에 나섰던 많은 기자, PD, 사진·카메라기자 등의 경우 아예 검사조차 받지 못한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의 방재대책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KBS 새 노조는 3일 성명을 내어 “당시 급파된 당시 보도본부 취재진 30여 명과 콘텐츠본부 소속 등 제작진 10여 명 가운데 일부 제작진은 방사능 피폭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사측은 지금이라도 즉각 방사능 피폭 현황을 다시 파악해 전면 재검사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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