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해외순방 관련 취재와 보도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오는 22일 김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앞두고 한 언론사의 청와대 출입기자가 밝힌 과거 해외순방 보도의 과정과 문제 그리고 이같은 취재, 보도가 이뤄지는 청와대측의 대언론 ‘정책’을 요약, 정리한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은 출발 날짜보다 2개월정도 앞서 기자들에게 통보된다. 물론 기사화를 하지않는 게 관례다. 순방 일정에 대한 청와대측의 첫 브리핑은 일종의 엠바고(비보도요청)인 셈이다.

순방날짜가 2∼3일 앞으로 임박해지면 자세한 일정을 전달받는다. 이 과정에서 이번 순방이 갖는 의미나 주요한 논의사항, 방문배경등에 대한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진다.청와대측의 이같은 설명은 이후 순방보도시 해설기사 등으로 활용된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일 경우 청와대측에서 특별한 주문을 하기도 한다. 얼마전에 이스라엘 총리가 방한,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청와대측은 중동과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 이들을 자극하는 류의 기사를 쓰지 않았으면 한다는 주문을 한 적이 있다. 김대통령이 외국을 순방했을 때엔 특별히 그런 주문이 있었다는 기억은 없다.

순방기간 내내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팀과 동행을 해야하는 기자의 입장이다 보니 비판적인 기사는 쓰기 힘든 상황이다. 순방기사 가운데 비판적인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도 이같은 상황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또한 청와대측의 공식발표와 브리핑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흡하다’거나 ‘아쉽다’는 내용의 기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통령 공식일정에 대한 취재는 보통 2∼3명이 한조로 이뤄진 풀(Pool:공동취재)기자단에 의해 이뤄지며 다른 기자들은 이들이 전달해 준 기사를 토대로 자신의 기사를 쓴다.

시시콜콜한 ‘행적’관련 기사, 이른바 스케치성 기사는 소속 언론사 편집국간부들의 요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몇몇 언론사 기자가 스케치성 기사를 잘 안쓰려고 해도 간부들의 요구에 따라 쓰는 경우도 많다.국내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청와대 공보수석실에서 순방지의 공보수석에게 매일 팩시밀리로 전달된다. 조간신문들은 초판과 시내판 내용을 모두 보내기도 하고 방송뉴스 모니터 내용도 몇분이나 보도됐으며 어떤 내용이 보도됐는지를 요약, 정리한 애용을 보내온다. 순방지의 청와대 비서진은 국내언론의 보도내용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진 않는 편이다.

이번 방미와 관련, 이미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뉴스워크>등 몇몇 언론들은 김대통령의 인터뷰를 마쳤거나 준비중이다.

사전에 인터뷰를 한 언론사들은 김대통령 방미기간을 전후해 보도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들의 인터뷰는 대체로 해당 언론사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에 청와대측은 국내언론사에 대해 최근 공식취재단이 아닌 언론사가 자의적으로 파견하는 외곽 취재단을 파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방송들에는 삼풍참사를 고려, 화려한 보도를 지양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는 최근들어 김대통령이 너무 자주 화면에 등장, 비판적인 여론이 많은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현안없는 방미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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